해운회사는 시황에 따라 수익이 크게 차이가 나고 유동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안정'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데요. 그럼에도 대한해운은 해운업계에서 장기계약으로 꾸준한 매출기반을 보유하여 업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자랑하고 있다고 합니다. 연세웹진에서 대한해운 입사 정보를 얻기 위해 성민규 동문(10·경영)을 만나봤습니다.
Q. 대한해운을 소개해주세요.
대한해운은 쉽게 말하면 운송회사로 수출과 수입 등을 담당합니다. 하지만 완성된 물품을 운송하는 것이 아니라 ▲ 철광석이나 ▲ 천연가스, ▲ LNG 가스와 같은 원재료를 운송하는 벌크 해상운송회사입니다. 주로 ▲ 포스코, ▲ 한국전력공사 그리고 ▲ 한국가스공사와 같은 기업이 주 대상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자원이 많이 없기 때문에 호주나 브라질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원재료를 수입하며 하역, 선적하면서 운송해주는 것이죠. 대한해운과 달리 해운회사의 대부분은 컨테이너선사입니다. 대표적으로 고려해운과 과거의 한진해운이 있어요. 벌크와 달리 컨테이너선사는 완성된 상품들을 운송하는 회사입니다. 한편, 해운회사의 구조를 살펴보면, 선박회사와 선박을 운항하는 자회사로 구성되어 있어요. 선박 자회사들은 정기적으로 배의 상태가 어떤지 점검하고 고치는 일을 합니다. 몇 년에 한 번씩 자동차를 점검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죠.
Q. 어떤 업무를 하고 계시나요? 그리고 그 직무에서는 어떤 역량을 요구하나요?
저는 운항관리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가 운용하는 배들은 대략 63빌딩 크기로 매우 큰데요, 제가 있는 팀은 그 배들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항하도록 관리하는 업무를 합니다. 예를 들면, 운항하다가 사고가 발생하거나 운송이 지연되었을 때 문제를 처리하는 기반을 저희 팀이 마련합니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도 계속해서 선장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배를 잘 운항하고 있는지 확인하기도 하죠. 그리고 선원 관리 역시 저희 팀에서 맡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자회사가 선원이나 선박을 관리해서 저희에게 보고하면 그 자료들을 기반으로 선원 채용, 선박 관리 등을 하고 있습니다.
운항관리팀은 ▲ 선원법, ▲선박 관련 기계, ▲선박 용어 등과 같이 관련 정보들을 잘 습득하는 능력과 빠르고 정확한 보고능력을 요구합니다. 운항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문제들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자회사로부터 보고가 올라오면 빠르게 다듬고 틀에 맞춰 보고해야 하죠.
▲ 인터뷰 중인 성민규 동문
Q. 대한해운의 채용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대한해운의 채용 과정은 ▲ 서류, ▲ 인성검사, ▲ 1, 2차 면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독특하게 인성·적성 검사를 하진 않지만, 서류전형의 합격자가 적은 편입니다. 보통 1200명 정도 지원하는데 서류로만 30명 정도를 뽑습니다. 그 대신 인성검사에서 많이 떨어뜨리지 않아요. 그렇기에 1차 면접까지는 5명 내외로 적게 떨어뜨리는 편입니다. 즉, 서류에 합격한 사람들에게는 면접 기회를 많이 주려고 하는 것이죠. 하지만 최종적으로 많이 뽑지는 않아요. 이번에 많이 뽑아서 10명이 채용됐지만, 보통 5명에서 7명 내외로 채용합니다.
Q. 해운사만의 장점이 있나요?
인턴과 이전 회사(바디프렌드)를 통해 느꼈지만 대부분 기업의 업무가 비슷합니다. 배우기도 어렵지 않죠. 하지만 해운회사는 분야가 전문적이에요. 기본적으로 해운의 공통 언어가 영어이고, 영어가 섞여 있는 용어들, 약어들을 많이 씁니다. 그래서 평소에 접해보지 못한 용어를 많이 쓰기도 해요. 그렇기에 일을 할수록 지식이 풍부해지고 성장해나가는 느낌이 듭니다. 또한 연봉이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Q. 회사 내 분위기는 어떤가요?
해운회사이므로 선장들이나 선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외에 있는 브로커들과 같이 일을 하기도 해요. 보통 브로커들은 그렇지 않지만, 선원들 사이에는 군대식 문화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여자 직원의 비율이 적습니다. 그리고 여자 직원은 주로 ▲ 회계나 ▲ 자금, ▲ 총무, ▲ 기획 분야에 있고 영업이나 운항관리에는 남자 직원이 많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해운회사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보수적입니다. 회사 내에 배를 운항하다가 온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대한해운은 타사보다 덜 보수적이라 자유로운 면들이 있긴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보수적입니다.
Q. 학부 시절 중요시했던 가치와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 가치에 관련하여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저는 학부 시절 복수전공을 하기 위해 학점을 높이려 큰 노력을 했어요. 자연스럽게 활동들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공부만 하게 됐죠. 하지만 실제로 회사에 가보니 학교 공부만으로는 따라가기 힘든 것들이 많았고 공부로 채울 수 없었던 부족한 점들도 많았어요. 그제야 대학 다닐 때 다양한 활동을 해볼 걸 후회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후배 여러분들에게 학점이 기본 이상일 때, 다른 활동에 치중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물론 학점이 낮으면 면접에서 이에 관련 된 질문을 받기 때문에 신경 써야 합니다. 하지만 4.3 만점에 3.5 이상일 때, 학점으로 가산점을 받는 것을 목표하지 않는다면 다양한 활동을 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특히 전략/기획 직무에 관심이 있는 후배분들은 더욱 다양한 활동이 중요해요. 그러니 여러 공모전에 나가서 실제 업무를 맡았을 때 잘 해내기 위한 능력을 길렀으면 좋겠어요.
Q. 직무에 관련한 경험을 어떻게 쌓으셨나요?
저는 과거에 중국에서 6개월 정도 사업을 했었습니다. 교환학생을 왔었던 친구들과 만나기 위해 중국에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그 친구들이 하는 사업을 도와주었습니다. 당시 그 친구들이 보지 못했던 부족한 점들을 제가 보완해주다 보니, 친구들이 같이 해보자고 제안하였고,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중국어를 못 했지만, 중국에서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친구 4명이 했기에 규모가 크지 않고 구체적인 계획을 짜지는 못했어요. 즉, 사업을 하면서 돈을 얼마나 쓰고 모은 돈을 어떻게 투자하는 등의 기록을 남겨야 했는데 그냥 되는대로 했던 것이죠. 저희는 당시 SNS를 통해서 이벤트성 판매를 많이 했어요. 그리고 대리점들에 직접 방문하여 가격을 싸게 제시했죠. 중국에는 잡화상점이 많고 위조품을 많이 판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를 공략하여 위조품보다 싸게 진품을 팔았고, 진품을 구별할 수 있는 진품 코드를 포함했습니다. 중국 잡화점에는 진품을 구별할 방법이 잘 구축되어 있지 않았기에 진품 코드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죠. 그리고 SNS 홍보도 성공적이었기에 많은 수량을 팔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경험은 전략, 마케팅 등의 직무에 큰 도움이 됐어요.
Q. 인턴 생활을 하셨나요? 하셨다면 어떤 점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나요?
바디프렌드라는 회사에서 10개월 동안 인턴을 했습니다. 취업 준비생들이 보통 인턴을 하면 관련 직무 경험이 많이 쌓일 것이라 기대하는데 실질적으로 크게 도움이 되진 않습니다. 입사 후 사원에게도 몇 개월 동안은 비중 있는 업무를 시키지 않기에 인턴도 마찬가지이죠. 그래서 보통 다른 직원들의 일을 보조하는 역할을 주로 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배울 점이 있고, 이는 면접을 볼 때 살을 잘 붙여서 말하기에 좋았습니다.
성민규 동문은 다른 자격증을 따거나 공인 영어 점수를 조금 더 높이는 것은 서류에서밖에 이득을 보지 못한다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성·적성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쓰면 좋을지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해요. 다음은 성민규 동문이 알려주는 자기소개서와 면접 관련 TIP입니다.
여러 번 써보면서 기존의 자기소개서를 응용해보세요.
앞서 말했듯이 저는 자격증과 영어 성적보다는 자기소개서에 집중했습니다. 처음에는 자기소개서를 많이 써보지 않았기에 완성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하지만 자기소개서 자료가 쌓이다 보니, 다른 기업의 것들을 응용해서 빠르게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질문에 정확히 맞는 답변은 아니더라도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어필해보세요.
저는 물어보는 항목들에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내용이라도 제가 어필할 수 있는 점들을 썼습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벗어난 내용은 아니었어요. 즉,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도 난 이런 것을 했고 이런 것을 잘할 수 있다고 쓴 것이죠. 그랬더니 서류 합격률이 올라갔습니다. 그래서 저는 서류에서 어필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많이 어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면접 TIP
어필할 한 가지 포인트를 잡아보세요.
저는 한 가지 포인트를 잡고 면접에 들어갔을 때,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거나, 지원한 부서 외의 다른 부서 관련 질문을 받았을 때 대처하기 수월했어요. 아무리 면접을 열심히 준비해도 제가 준비한 질문 중에서 몇 개 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질문들에 대비가 필요해요. 그리고 회사가 영업부서로 뽑았다고 해도 모두 그 부서로 들어가지는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면접에서도 영업만 물어보지 않고 지원 분야로도 많이 물어보기도 하죠. 그래서 모든 질문에 포괄적으로 대답할 수 있어야 해요. 이에 도움이 되었던 방법이 바로 한 가지 포인트를 잡는 것이었어요. 그 포인트에 대해 내가 어떤 식으로 무엇을 어필할지 계속 생각하는 것이죠.
제가 잡은 포인트는 '변화'였어요. 중국에서 사업할 당시, 사람들은 수동적으로 진품과 위조품을 구별하는 법을 몰랐기에 저는 여기에 변화를 주어 진품을 코드로 구분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혹은 이전 회사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고 이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새로운 시스템 도입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에 변화를 제의했습니다. 와 같이 '변화'를 일관되게 어필한 것이죠.
경험한 활동에 풍부하게 살을 붙여보세요.
면접장에 들어가 보면, 경쟁자 모두가 말도 잘하고 눈에 띄는 경험들이 한 가지 이상씩 있는 경우도 있어요. 저는 그 면접장에서 경험 자체도 중요하지만, 면접관들이 솔깃할 만한 내용으로 살을 잘 붙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자기가 가진 경험을 그대로 쓰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면접관들이 관심을 가질지 생각해보고 약간은 꾸며서 말을 하는 것이죠.
Q. 자신의 진로를 정하지 못한 후배들이 많이 있는데 이에 관련하여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는 딱히 하고 싶은 것이 없었어요. 바디프렌드에 가게 된 계기도 대기업에 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대기업은 이미 체계가 잡혀있기 때문에 하는 업무들이 재미없고 지루하리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성장하고 있는 중견기업에 가고 싶었던 것이죠.
하지만 후배들에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들은 되도록 노리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물론 변화와 도전을 즐기는 친구들은 좋아할 수도 있고 선호하는 기업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장하는 회사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업무는 다른 회사에서 쓰이지 않아요. 경영학에서 배우는 기업의 S 곡선이 있어요. ▲ 시작단계, ▲ 성장단계, ▲ 관리단계로 구성되어 있죠. 여기서 가파른 상태에 있는 회사들이 성장하는 회사에요. 성장이 매우 빠르다 보니 관리가 이를 따라갈 수 없는 구조이죠. 그걸 수습하는 것이 미뤄지고 쌓이다 보면 문제가 터집니다. 그 문제는 파장이 크기 때문에 업무량이 늘어요. 이러한 문제 대부분은 팀 단위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고 회사 전체가 해결해야 하는 규모가 큰 문제들이에요. 그런데 성장하는 회사들은 이 문제들을 해결하는 시스템이 잡혀있지 않아서 일일이 수동으로 해야 해요. 그렇기 때문에 근무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른 회사에서는 이 업무들을 하지 않습니다. 이미 잡혀있는 시스템에 따라 해결하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제 판단에는 성장하는 회사에서 많은 것들을 배워도 자리잡혀있는 다른 회사에서는 쓸 수 없기 때문에 성장하는 회사를 노리는 후배들에게 다른 시각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성취감을 줄 수 있는 일을 진로로 삼으면 좋겠어요. 저는 처음에 회사에서 일할 때 성취감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일을 하면서 확실히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어렵지 않은 업무를 끝냈을 때, 왜 이런 일을 해야 할까 생각하면서 자존감이 떨어졌었기 때문이에요. 그 업무에 아무리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능력치가 향상되기보다는 체력소모밖에 안 된다고 느꼈기 때문이죠. 그러면서 이 회사에서 3년 정도 근무하면 나는 무엇을 얼마나 배울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이직을 결심했습니다. 그러니 후배 여러분들도 자신에게 성취감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그 일을 하면서 내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먼저 학점에 크게 신경을 쓰기보다는 다양한 활동들을 해보세요. 그리고 활동을 하는 것이 스펙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말을 풀어나가고 내가 정한 토대에서 살을 붙일 수 있는 자원을 마련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아요. 다른 학생들도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험 자체가 스펙이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활동을 어떤 식으로 서술하여 어떤 방향의 스펙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좋아요. 그리고 솔직하게 서술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아요. 또,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항상 키포인트를 잡는 것이 중요해요.
취업을 준비하다 보면 내가 정말 취업을 할 수 있을까 불안감이 들고 이 감정을 풀 수 있는 곳도 없기에 사실 제일 힘든 시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어쩔 수 없기에 묵묵히 참으면서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자기소개서가 잘 안 써져도 지원이라도 해보고, 그러다가 서류에 합격하면 거기서 또 힘을 얻고, 그러면서 이겨나가야 하는 것 같아요. 모든 후배분이 힘을 내시고 좋은 결과가 있으시길 바랍니다.
해운회사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취업에 대한 솔직하고 깊이 있는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분이 면접에서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으면 당황하고, 이것이 면접 전체에 영향을 주기도 하는데요. 본문에 언급된 듯이 자신만의 키포인트를 잡고 일관되게 자신을 어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현재 하반기 채용 기간인데, 기사를 통해 취업 준비에 도움을 받고 좋은 성과를 거두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