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우 여러분들은 ‘해외 봉사’라고 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시나요? ▲재밌는 경험, ▲자소서에 쓸 수 있는 스펙, ▲다양한 문화 체험, ▲새로운 만남 등 해외 봉사는 대부분 학생들이 대학 생활에서 한 번쯤은 원하는 활동으로 생각되는데요. 하지만 해외 봉사로 아프리카에 5개월 이상 떠났다고 가정해보세요. 그래도 도전하실건가요? 많은 이들이 힘들 거라고 예상하며 떠나기를 포기하거나 오래 고민할 정도로 힘든 결정이라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꿈을 찾아 우간다로 중장기 봉사를 떠난 한소연(15·글행)학우를 연세웹진에서 만나보았습니다. 태양보다 열정으로 더 뜨거웠던 아프리카, 그곳으로 함께 가보실까요?
KOICA 봉사 종류
▲ 일반 봉사단, ▲ 국제개발 전문 봉사단, ▲ 드림 봉사단, ▲ 새마을 리더 해외 봉사단 등 코이카를 통해 봉사하러 가는 방법은 정말 많아요. 저는 그중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월드 프렌즈 청년 중기 봉사단’에 지원했답니다. 아마 여러분들이 많이 들어보셨을 법한 해외 봉사는 ‘단기 봉사단’일 거예요. 왜냐하면 단기 봉사단이 훨씬 더 연혁이 오래됐고 기간이 짧으니까 부담 없이 갔다 올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저는 개발도상국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이 있었고 꿈과도 관련된 분야라서 4기 청년 중기봉사단으로 약 5개월 정도 우간다에 파견되어 다녀왔습니다.
지원자격과 면접 과정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에 등록이 되어있는 대학교 소속 학생이어야 KOICA 봉사단에 지원할 자격이 주어지는데요. 우리 학교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대학교는 가입돼 있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답니다.
지원하려면 먼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제출 후, 학교에서 1차 면접을 봐요. 학교에서 보는 이 면접이 가장 중요해요. 이 면접 후에는 2차 면접으로 전국 단위로 면접을 보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는 최종선발까지 붙을 수 있는 학생을 선발해야 해서 1차 면접이 조금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1차 면접에서는 교직원 두 분과 저 혼자 다대일 면접을 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감 있게 학교의 비전과 자신만의 목표 의식을 설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2차 면접은 전국 단위로 대사협 소속직원, 코디네이터 등 5명과 학생 5명이 면접이 진행됩니다. 여기서는 절차적인 질문들이 아닌 실제상황에서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을지를 보는데요. 예를 들면 “현지에서 화장실이 없으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와 같은 현지 적응능력 질문, “팀원 중 한 명은 가지 못하게 된다면 누가 가지 말아야 하는가?”와 같은 공동체에 대한 의미를 묻는 질문, “개도국에 딱 한 가지를 들고 갈 수 있다면 뭘 들고 갈 것인가?”처럼 난센스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정답이 있는 질문들은 아니니,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조리 있게 설명하시면 됩니다.
파견국가와 팀
파견국은 기수마다 조금씩 달라지긴 하지만, 주로 아시아권은 ▲ 몽골, ▲ 미얀마, ▲ 스리랑카, ▲ 캄보디아, ▲ 키르기스스탄, 아프리카권은 ▲ 우간다, ▲ 에티오피아 등이 있습니다.
팀은 한 팀당 8명에서 10명까지로 나뉘는데, 제가 갔던 우간다에서는 5팀 정도가 각 지역에 흩어져서 봉사했습니다.
▲ 초등학교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한소연 학우
사실 KOICA 봉사에 지원한 이유도 파견국가에 ‘우간다’라고 쓰여 있어서 지원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에요. 저는 개발도상국, 특히 아프리카에 대해서 항상 궁금증을 가졌어요. 또 글로벌 행정학에서 배우는 분야들이 거의 개발도상국의 원조, 지역개발과 빈곤 쪽이어서 교수님께 저개발국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특히 제가 존경하는 김장생 교수님이 우간다가 자신에게 국제개발 시작점이 되셨다고 해서 늘 궁금했었고, 한 번쯤 직접 가서 그런 것들을 보고 배우고 싶단 생각을 했었죠. 그래서 2학년 1학기 때는 UNDP 프로그램으로 캄보디아에서 국제 NGO 인턴십 프로그램을 하며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갔어요. 그리고 이를 계기로 더욱 넓은 세계에서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져 KOICA를 고민했었고 평소 궁금했던 우간다로 지원하게 됐어요.
Summer Christmas
다 잊지 못하겠지만, 제일 기억에 남는 이야기 두 가지가 있어요. 먼저 우리나라의 크리스마스는 항상 겨울이잖아요? 그런데 아프리카에서는 햇빛 쨍쨍한 날씨의 크리스마스라 제가 평소에 알고 느꼈던 크리스마스 풍경과는 매우 달랐어요. 우리 팀은 마을 사람들을 위해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하다가, 몹시 더웠던 크리스마스 이브 날에 기증받은 물건들과 남은 봉사 물품들을 큰 가방에 넣어서 마을 한 바퀴를 돌아다니며 기타를 치고 캐럴을 부르면서 가정마다 선물을 나눠줬어요. 선물을 받는 이도, 주는 이도 즐거운 아주 행복한 크리스마스 이브가 됐죠. 아직도 마을 사람들의 집마다 방문해서 함께 크리스마스를 즐겼던 추억은 절대 잊혀지지가 않네요. (웃음)
▲ 우리학교 외 여러 대학들의 참여로 만들어진 교실
교실 짓기 프로젝트
KOICA에서 현장 프로젝트라는 사업으로 각 팀이 사업기획서를 제출하면 그중 정부가 3팀을 지원해서 선정된 팀은 사업을 실행할 수 있어요. 농경지로 파견된 팀은 농장 창고 만들기 등과 같은 프로젝트를 했는데, 저희 팀은 세인트 폰시아노 초등학교에서 봉사했기 때문에 교실 짓기 프로젝트를 계획했습니다. 사업안을 작성하기 위해 직접 건설업체에 가서 조사하고 발품 팔며 알아보고 기획안을 올렸지만, 아쉽게 떨어졌어요. 그런데 우리가 진행하고자 하는 교실 짓기 프로젝트는 꼭 필요했죠. 왜냐하면 교실의 수가 학생과 비교해 현저히 좁고 없었기 때문에 한 반에 80명에서 120명 가까이 되는 학생들이 수업을 들을 만큼 교육환경이 열악했으니까요.
비록 정부의 지원은 받지 못하게 됐지만, 어떻게 하면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우리 팀의 장점을 알게 됐죠. 바로 서로 다른 대학교에서 모인 학생들이라는 거에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재학 중인 대학교에 사업계획서를 보내면 모금을 모으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각 팀원의 대학복지처나, 사회봉사팀에 기획안을 보내고 모금을 요청했어요. 그 결과 6개의 대학 중 4개의 대학이 긍정적인 답변을 주셨고 건설 자금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여기서 모교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우리 대학교가 제일 빠른 답변과 함께 모금 마련을 위해 가장 힘써주셨어요. 모금 방식은 머레이 봉사단이 진행했던 ‘녹색 가게’라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고 하는데요. 특히 학생들의 참여로 인해 기부금이 마련됐다는 것에 크게 감동했고, 또 저희가 생각한 액수보다 훨씬 더 큰 기부를 해주셔서 팀원들에게 ‘우리 학교가 이런 학교야!’ 하는 자부심과 함께 우리를 도와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는 생각에 타지에서 많은 힘이 됐습니다. 결국 교실 짓기 프로젝트는 3개의 벽돌 건물과 2개의 목조 건물을 완성해 아이들이 전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고 학교 내에서 작은 준공식도 치렀답니다.
‘청년일 때’에만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어요. 그렇기에 망설이지 말고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봉사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해외에 나가서 넓은 시야를 가지고 세상을 보는 힘을 기르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밖에 학교 안에서도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자신의 통찰력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은 많아요. 그러니까 마음먹기에 달린 거겠죠? 제가 한 경험들이나 봉사는 누구나 마음이 있다면 할 수 있는 일이니까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러니 하기도 전에 포기하시지 마시고 마음이 끌린다면 도전해보세요!
혹시 학우 여러분들은 독수리상 밑에 적혀있는 글을 보신적 있나요?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의 날개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치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치 아니하리로다" (이사야 40장 31절)
저는 2년 동안 수없이 마주친 독수리상에 이런 문구가 새겨져 있는지도 몰랐는데요. 이처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바쁘다는 이유로 주변의 것을 놓치고 스쳐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학교생활 내에서도 자기도 모른 채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을 지나치는 경우가 많으리라 생각되는데요. 무작정 목표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기보다는 주변의 소중한 경험과 기회들을 잘 살펴보면서, '독수리의 날개치며 올라감' 같이 꿈에 도달할 수 있는 연세 학우분들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