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 달 전 2019학년도 수능이 끝났는데요. 수능을 마치고 원서를 내면서, 어느 대학교에 진학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스스로 계획을 세웠던 적이 있지 않나요? 대학생활을 하면서 이루고 싶었던 목표 중에 얼마나 이뤘고, 얼마만큼을 실현하고 계신가요. 혹은 아직 자신에 대해서 모를 수도 있을 거예요. 이렇듯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은 해야 하는 것에 밀려 우리 기억 속에서 밀려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찾아 학업과 병행하고 있는 유은아(16·경영) 학우를 연세 웹진에서 만나봤습니다.
▲ 유은아 학우의 RA 활동
Q. 현재 어떤 일을 맡고 있나요?
저는 교내와 교외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어요. 교내에서는 로이스하우스 RA 활동을 하면서 중앙광고 동아리, 열광에서 홍보부장을 맡고 있어요. 또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대외활동으로 모 회사의 뷰티에디터를 하고 있어요. 뷰티에디터는 회사의 시스템을 직접 체험해보면서 후기를 남기고, 소비자들이 제 후기를 보고 회사를 찾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마케팅을 도와주는 일이죠. (웃음)
▲ 네이버 블로그 10월의 뷰스타 선정
Q.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블로그는 단순한 이유로 시작하게 됐어요. 중학교 때 친했던 친구가 블로거들을 위한 주스 회사의 이벤트에 참여했어요. 그 주스를 종류별로 다 보내주는 걸 보고 부러워 그때부터 블로그를 시작하게 됐죠.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현재까지 약 8년 정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열광은 제대로 된 동아리에 들어가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2학년 1학기 때부터 시작해서 좋아하기도 하고, 적응도 잘해서 현재 3학년 2학기까지 하고 있어요. 그랬기 때문에 동아리 사람들과 친해져 임원진까지 맡게 됐죠. 체계가 너무 잘 잡혀있고, 동아리 안에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많아 배울 점도 많고, 정보도 얻을 수 있는 점들이 좋은거 같아요. 그래서 저도 더 열심히 참여하게 되더라고요. RA는 추가 모집 기간에 지원하게 돼서 지금까지 활동하게 됐어요. 운이 좋았죠
.
비법이라고 할 게 없어요. 왜냐하면, 저는 좋아하는 것만 잘하고, 열심히 하고, 집요하게 파는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지금 하는 블로그도 제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것이기 때문에 끈기 있게 하는 거예요.
그래도 비법이라고 하면 저는 모든 걸 다이어리에 적어놔요. 매일 일이 많으면 쉽게 까먹기 때문에 적어놓는 게 필요해 매일 다이어리를 쓰지 않을 수 없어요. 다이어리에는 사소한 거 하나하나를 다 적는다고 보면 돼요. 몇 시에 약속이 있고, 그런 걸 적는 거예요. 그리고 자신에게 맞는 다이어리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다이어리에 편지나 일기 같은 장보다 달력과 메모할 수 있는 넓은 칸이 있는 다이어리를 선호해요.
RA를 하다 보면 약 20명이 되는 RC와 상담을 해야 해요. 한 명 한 명 상담하려면 약속한 날을 잊지 않기 위해 다 적어야 하죠. 블로그 같은 경우에도 포스팅 마감기한이 있어요. 그 외에 학교 과제도 마감 날짜를 잡고 해야 해서 쉴 틈 없이 메모하죠.
▲ 중앙 광고동아리, 열광 '홈커밍 데이'를 준비하는 유은아 학우
Q. 계획을 세워놔도 생각처럼 되지 않을 때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나요?
한 번 맡은 일은 완벽하게 하려는 경향이 있어요. 블로그처럼 저 혼자 하는 일은 원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지만, 교내활동이나 팀 프로젝트같이 같이하는 활동의 경우는 제가 원하는 만큼의 결과가 나오기 힘들어요. 이런 경우 저는 방향성이 맞으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그냥 넘기고 지나가는 거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성향도 중요한 것 같아요. 열광은 모두가 열심히 하고, 완벽하게 끝내려 하는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어서 웬만하면 실패하는 경우가 없어요. 그래서 딱히 크게 실패 했던 경험은 없었던 거 같아요.
광고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지만, 진로는 광고 쪽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는 없어요. 뷰티 에디터 역시 마케팅 업무라 광고와 비슷하지만 거창하게 광고라고 하기엔 부끄러워요. 지금 당장 하는 일은 마케팅이지만 진로는 다양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찾아가는 단계죠.
내년에 일 년 정도 휴학을 할 거예요. 입학하면서 지금까지 바쁘게 살았으니까 휴학을 하고 싶다고 생각해왔어요. 마음만 가지고 있다가는 못하게 될 것 같고 내년이면 4학년이니 이제는 휴학을 꼭 해야 할 것 같아요.
Q. 휴학하게 되면 하고 싶은 일은?
진로를 정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인턴보다는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싶어요. 제가 해외로 여행을 가보지 못했거든요. 그다음에는 서포터즈 활동을 해보고 싶어요. 학교에 다니면서 하기엔 어려운 활동이라 휴학을 하고, 지원하려고요. 대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게 금전적으로 뒷받침을 해주는 대외활동이에요.
Q. 대학생 대부분 해야만 하는 일을 좇아가는 데 불안하지는 않은가요?
불안하죠. 휴학을 하는 이유 중에 토익이나 정보인증과 같은 졸업요건을 맞추기 위함도 있어요. 점수도 만들어놓고 공부도 하고, 다 해낼 거예요. 할 수 있는 것 중 우선순위가 되는 것부터 빠르게 끝내고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려고 해요.
요즘은 자기가 원하는 것보다 현실에 순응하잖아요. 어떻게 보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닌 걸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물론 짜여진 계획에 맞춰서 살아왔기 때문에 확 바꾸기는 더욱 힘들 거예요.
학우분들께 조언을 하나 하자면, 문어발식이라도 좋으니 용기를 내서 진짜 해보고 싶었던 일을 많이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다섯 개가 됐든 열 개가 됐든 상관없으니 책임을 지고 열심히 해봤으면 해요.
안타까운 건 “어떻게 하면 너처럼 하나의 일을 꾸준히 할 수 있었냐”같은 이야기를 항상 들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 발레, ▲ 택견, ▲ 피아노, ▲ 사물놀이, ▲ 베이킹, ▲ 스키 외에도 많은 것을 경험했어요. 중요한 건 일상적으로 흘려 보내기 보다, 그 순간에 '이걸 했을 때 재밌어하는 구나.'를 인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게 반복되면 내가 좋아하는 걸 알게 돼죠. 다채로운 걸 경험하고, 본인이 무엇을 하는지 인지를 했으면 좋겠어요.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해요. 제가 사람들에게 뭘 하고 싶어, 또는 뭘 좋아하느냐고 물으면 없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 뒤에는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서라고 덧붙여요. 물론 상황이 문제일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 상황 속에서 가만히 있는 자신도 문제인 거예요.
즉, 자신의 색깔을 찾아야 해요. 남들이 짜준 계획이나 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뚜렷하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사는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물론 그것도 한 사람의 특성이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건 특성이 될 수 없잖아요. 자기가 늘 어느 순간에 있든 본인에 대해서 잘 알면 본인만의 색깔이 나오게 돼 있어요. 본인만의 색깔과 개성을 가진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취재를 하면서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의 갈림길에 서 있을 때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는 결국 나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일상 속에서 나라는 사람의 존재를 인지하는 것부터 나의 가치를 알고, 결국 색깔을 입히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업과 함께 교내외 활동을 병행하는 유은아 학우를 보면서 나는 24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 에 대해서 생각해보면서 메모하는 습관이 다시 한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