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도시, 살면서 한 번쯤은 꼭 여행해보고 싶은 도시, 뉴욕하면 떠오르는 느낌인데요. 여러분에게 뉴욕은 어떤 느낌인가요? 방학을 맞아 뉴욕으로 단기 인턴십을 떠나 누구보다 겨울방학을 알차게 보낸 학우가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 8주 동안 뉴욕에서 특별한 경험을 한 양수형(17·영문) 학우를 연세웹진에서 만나봤습니다.
Q. 뉴욕 단기 인턴을 가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학교에서 단기 인턴 설명회가 열려 뉴욕 인턴 프로그램에 대해 알게 됐어요. 1학년을 마치고 겨울방학에 혼자 유럽 여행을 다녀왔는데, 저에게 너무 좋았던 기억이라서 미국도 가보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거든요. 미국에 가서 인턴과 여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와 준비하게 됐습니다.
저는 영어 실력이 가장 중요한 영문과에 재학 중이지만, 평소 영어로 말할 기회가 매우 적어요. 그렇다 보니, 뉴욕에서의 인턴은 회화 실력을 더 성장시킬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인턴은 한국에서도 할 수 있었지만, 뉴욕 현지 기업에서 직접 일을 해보고 사회에 나가서 일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더욱 큰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또한, 저의 진로와 관련된 기업에서 인턴을 하면 취업할 때 이 경험이 좀 더 가치 있고 큰 강점이 될 것 같았기 때문에 뉴욕 단기 인턴을 가게 됐죠.
▲인터뷰 중인양수형 학우
Q. 인턴으로서 어떤 일을 했나요?
저는 NGO 사회복지시설 시니어 센터에서 1월 3일 부터 2월 21일 까지 8주간 근무했어요. 제가 맡은 업무는 고객분들을 응대하는 일과, 센터 고객들의 정보를 처리하거나 핸드아웃을 만드는 사무적 일 처리였어요. 그중 고객분들을 응대하는 것이 저의 가장 주된 업무였는데요. 손님들과 영어로 대화하고 말동무가 돼주는 일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고객들과 사적인 대화를 하고 얘기를 들어주다 보니 짧은 시간 동안 정이 많이 들어서 마지막 헤어짐에 눈물을 흘렸었던 기억이 나네요.
Q. 2달 동안 인턴을 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2달 동안의 소중한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첫 번째로, 상경계열 전공을 공부해봐야겠다고 느꼈어요. 인턴십은 전공에 따라서 지원 가능한 기업이 다른데, 기본적으로 어문계열은 지원범위가 매우 적었습니다. 이과는 공과계열, 문과는 상경계열이 대기업과 인턴 지원이 가능한 회사가 훨씬 많았어요. 저는 영문학을 전공하고 있어 지원범위가 작고 원하는 회사를 가기 힘들었습니다. 인턴십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이런 제약이 있을 것을 대비해 이중전공이나 복수전공 등 영문학 외에도 상경계열의 학문을 배울 기회를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두 번째로, 이제는 저의 구체적인 꿈을 정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어요. 이번 인턴을 통해 제가 어떤 일을 하면 재밌어하고, 어떤 일을 하면 힘들어하거나 벅차하는지 알게 됐죠. 이전보다 많이 성장할 수 있게 됐고, 적성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진짜로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세 번째로, 인간관계의 소통과 친밀함을 느끼는 계기였어요. 인턴을 하며 사무적으로 파일을 정리하는 일보다는, 다양한 사람과 대화하고 만나며 봉사 같은 만남을 가졌습니다. 센터에서 다양한 부류의 고객들을 상대하면서 상대방의 태도에 따라서 나의 기분이 좌지우지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어떤 사람 때문에 회사에 가고 싶다가도, 또 다른 사람 때문에 회사에 가기 싫어지는 기분을 종종 느끼곤 했습니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부류의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인간관계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는 기회가 됐죠.
▲ 브루클린 브리지 앞에서
Q. 뉴욕에서의 생활 중 좋았던 점은?
뉴욕에서 지낸 8주는 매일매일 영화 속에서 사는 기분이었어요. 뉴욕의 거리는 항상 아름다웠고, 마치 뉴욕의 현지인이 돼 일상생활을 했던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이 아닌 외국에 있다 보니까 하루하루가 여행 같고 낭만적이었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퇴근 후 해 질 무렵 브루클린 브리지에 갔던 일이에요. 그곳에서 피자를 먹고 자전거도 타며 여유로움을 느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 나네요. 저의 출근길과 집 근처에도 관광 명소가 굉장히 많았는데, 퇴근하고 회사 근처에 있는 유명한 거리를 서성이는 것도 삶의 낙이었답니다.
또, 인턴을 했던 회사에서 고객분들이 저를 좋게 봐주셔서 다양한 선물을 주셨었어요. 뮤지컬 티켓을 선물 받은 적도 있었고, 저의 전공이 영문과라고 알려 드렸더니 셰익스피어 등의 원서 책을 선물해주셨던 고객분도 계셨죠.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은 브루클린에서 오신 할머님께서 브루클린을 소개해주고 싶다고 하셔서 함께 구경하고, 맛있는 음식도 대접해주시고, 다양한 명소를 소개해주셨던 경험이에요. 그 고객분의 호의에 정말 감사했고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었어요.
Q. 뉴욕생활에서 힘들었던 점?
먹는 게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뉴욕의 물가가 비싼데, 한식당은 더욱 비쌌어요. 회사에서 제공하는 점심에는 무조건 느끼한 뉴욕의 음식이 나왔기 때문에 식사는 주로 한인 마트에서 사서 조리해 먹었답니다. 느끼하고 짠 미국의 음식 때문에 한식 생각이 정말 많이 났어요. 그리고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했는데, 사람이 정말 많고 복잡하고 어려웠어요. 아무래도 세계인이 모여있는 뉴욕이라는 낯설고 큰 도시이다 보니 항상 긴장하고 기가 빨리고 위축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한, 저는 단순한 여행을 간 것이 아니고 일을 했기 때문에 집을 구하고, 교통과 계획을 모조리 혼자 짜는 것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가기 몇 달 전부터 사전 조사를 정말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나네요.
인턴을 계기로 영어 실력이 많이 향상됐고, 사람을 상대하는 방법을 터득해 많이 성장하게 된 것 같아요. 이번에는 뉴욕에서 생활을 해봤는데, 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쪽으로 교환학생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또한, 이중전공에 대해서도 고려해보려고 해요. 학교가 아니라 인턴으로서 진짜 사회에 나와 있다 보니까 앞으로 나의 꿈에 대해 확신을 가져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어요. 진짜 하고 싶은 일이나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서 그 길을 가야겠다고 느끼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6개월 이상 장기 인턴으로 가면 비자가 나와서 급여를 받을 수 있지만, 단기 인턴경우 여행 비자이기 때문에 무급으로 일해야 해요. 기본적으로 무급 인턴이고 개인 돈이 드는 일이기 때문에 무조건 추천해줄 수는 없지만, 무료한 방학을 보내는 것보다는 새로운 곳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얻는 시간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저의 인생에서 언제 다시 이런 경험을 해볼까 생각되는 잊을 수 없는 추억 같아요. 남들과는 다른, 남들보다 특별한 스펙을 쌓고 싶다면 방학 단기 인턴을 추천하는 바입니다.
뉴욕 인턴 경험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저도 남들과는 다른,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양수형 학우가 꿈을 위해 도전하고, 나아가는 모습이 정말 본받고 싶다고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인턴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신 것 같아 저도 해외 인턴에 관심이 생기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해외 인턴은 지루하고 심심한 방학을 보내는 학우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좀 더 넓은 새로운 세상에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해 추천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