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학우 여러분 방학은 알차게 보내셨나요? 다들 아르바이트나 대외활동 및 여행을 계획하고 다녀오신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여러분 혹시 RC해외봉사라고 알고 계시나요? 우리 학교의 자랑으로 여겨지는 RC 프로그램에서는 정기적으로 여름에는 인도네시아와 겨울에는 방글라데시로 매년 봉사를 다녀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름방학에 인도네시아 해외 봉사를 다녀온 두 학우에게 여러분이 궁금해할 만한 질문들을 가지고 취재를 해보았습니다. 지난 1학기에 1학년 콜로키아 공모전에서 입상하여 가게 된 장현지 학우(17·작치) 와 대학교회 추천으로 참여하게 된 곽원지 학우(15·글행)를 연세웹진에서 취재했습니다.
Q. RC 해외 봉사단에 뽑히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A. RC 국제봉사단에 뽑히는 방법은 두 가지로 알고 있어요. 첫 번째는 1학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콜로키아 공모전에 나가서 대강당에서 진행되는 발표를 해 입상을 하는 방법이에요. 두 번째는 대학교회 추천으로 선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콜로키아 공모전에서 입상해서 됐어요.
B. 저는 앞에서 장현지 학우(17·작치)가 말한 두 가지 경우 중에 대학교회 추천으로 갔어요. 평소 해외 봉사에 관심도 있었고 지난 학기에 인도네시아 해외봉사를 가고 싶은 사람은 대학교회에서 신청하라고 하더라고요. 평소 같이 다니던 친구와 함께 신청했어요. 신청자가 많으면 면접도 본다고 하던데 제가 갈 때는 안 했어요. 그래서 얼떨결에 뽑히게 됐고 이번 RC 국제봉사단에 합류하게 됐어요.
▲ 공항에서 출발 하기 전 해외봉사단
Q. RC 해외 봉사단을 가기 위한 노력에 무엇이 있었나요?
A. 먼저 4명씩 팀을 이루어서 저는 5학년 반을 맡게 되었어요. 방학 전에 1차 모임을 하고 방학 중에 2차, 3차 모임을 했어요. 1차 모임 때 교육 봉사를 위한 프로그램들을 짰어요. 저희가 짠 프로그램들은 ▲ 풍선아트, ▲ 한국 동요에 맞춰 율동 하기, ▲ 빙고 게임, ▲ 할리갈리, ▲ 페이스 페인팅, ▲ 보건교육(손 씻기,양치교육) 등이 있어요. 2차 모임에서는 교육 봉사를 위한 물품들을 사고 직접 시연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저녁에는 인도네시아에서 봉사하는 초등학교와 문화교류행사를 위한 오프닝 세리모니와 클로징 세리모니 공연 연습을 했어요. K-POP 댄스와 노래를 팀을 이뤄 준비하는데 새벽 3시까지 연습을 하면서 땀을 흘렸던 기억이 나네요.
▲ 인도네시아어 공부하는 모습
▲세리모니 연습하는 모습
Q. 해외 봉사를 가기 전과 후를 비교한다면 어떤 것이 달라졌나요?
A. 해외 봉사를 가기 전에는 준비과정이 너무 힘들었어요. 주간에는 봉사프로그램 기획하고 저녁에는 세리모니 연습을 했어요. 그리고 새벽까지 연습하고 다음 날에 일찍 나와야 해서 심신이 지쳤죠. 그러다보니 도착하기 전까지는 그저 봉사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조차 사라졌었어요. 하지만 첫 아이들을 만나고 나서는 인도네시아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에 준비한 프로그램들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굳은 각오를 하게 됐어요.
B. 솔직히 가기 전에는 막연한 기대감뿐이었어요. 평소에는 아이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막상 인도네시아 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났을 때 '친해지지 못하면 어떡하지?'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 처음 아이들을 마주하면서 상냥하고 먼저 다가와 주는 아이들의 모습에 제가 더 반했고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더 남겨주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계속해서 최선을 다하자! 라는 포부와 각오를 하고 해외 봉사를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어요.
▲천진난만한 인도네시아 아이들의 모습
Q. 같은 팀과의 팀워크는 어땠나요?
A. 누가 일을 더 많이 했고 덜 했고보다도 4명이 각자 해야 할 역할분담이 잘 돼있어서 서로 갈등이 있는 경우는 없었어요. 아이들이 수업 도중에 산만해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질서유지를 맡은 팀원도 있었고, 손재주가 많고 능력이 좋아서 프로그램을 많이 이끌어간 팀원도 있었어요. 우리가 준비한 교육 봉사를 진행했을 때, 반응이 좋으면 저희도 좋아서 웃으며 했던 것 같아요. (웃음) 그리고 봉사가 끝난 저녁 시간에는 팀별로 피드백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뭐가 잘 안됐고 어떤 것은 잘 돼서 칭찬을 해주기도 하죠. 그러다보니 하루하루 봉사를 이어갈수록 더 질 좋은 교육 봉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B. 저희 팀은 3학년 반을 맡게 됐어요. 저희 팀장 오빠가 전체 팀장이어서 일이 많았어요. 그 이유로 수업프로그램을 준비하는데 약간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어요. 그래서 불만이 좀 있었는데 피드백시간에 애로사항 같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잘 됐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풀렸던 것 같아요. 저희 팀 전체가 아이들을 1대1로 잘 대했던 것 같아서 교육 봉사를 진행하는 것만큼은 저희 3학년 팀을 따라올 팀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Q. 인도네시아 가서 봉사만 하나요?
A. 아니요! 총 11박 12일의 일정에서 본격적으로 봉사를 시작하기 전에 하루는 문화탐방을 다녀왔습니다. 주변에 바다가 있어서 바다를 보러 걸어가면서 우리 봉사 팀원들과 사진도 함께 찍었어요. 지나가는 인도네시아 사람한테도 인사를 하고 아이들한테도 괜스레 말도 걸어봤죠. 인도네시아의 바다와 산의 풍경을 만끽하며 우리 봉사단끼리의 추억을 남겼습니다. 봉사가 다 끝난 후에 '반둥' 이라는 지역으로 이동해 공연도 보고 온천도 즐기고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재미있게 놀았어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도네시아는 물가가 낮아서 10만 원만 들고 가도 많은 양의 쇼핑을 할 수 있답니다!
▲ 완성되어가는 벽화의 모습
Q.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은 누구이며 왜 그런가요?
A. 저는 레스티아라는 학생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본격적인 봉사를 시작하기 전에 학교를 방문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마지막 날까지 항상 그림자처럼 붙어있던 학생이에요. 저는 오히려 레스티아라는 학생에게 봉사했다기보다는 받은 것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저에게 편지도 써주고 수업 중에 기억이 안 나는 학생들의 이름도 알려주었답니다. 레스티아의 행동을 보면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매우 좋았고 해외 봉사를 갔다 온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도 레스티아라는 학생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장현지 학우가 5학년 반 아이들과 함께 사진 찍은 모습
B. 저는 3학년 반이었는데 6학년 반인 학생인 바티마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오프닝 세리모니를 할 때부터 옆에 있던 학생이 있었어요. 학년이 달라서 자주 보진 못해도 쉬는 시간에 지나가다 친하게 인사했던 학생이고 그것뿐이었어도 더 정감이 갔던 학생이었어요. 마지막 날에 바티마에게 영어로 쓴 편지와 인형을 받았어요. 모두 눈시울이 붉어진 시점에 제가 인도네시아 남겠다고 말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바티마를 한국으로 데려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의사가 꿈인 바티마에게 해주었던 이런 말을 해주었어요. "여기서 열심히 공부해서 꼭 네가 되고 싶어하는 의사가 돼서 대한민국에서 보자!"라는 말을 해주면서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던 기억이 나요. 영어로 말한 바티마도 알아들었다며 꼭 그렇게 하겠다는 말을 했어요. 다른 학년이었지만 바티마란 학생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체육대회 때 아이들과 함께하는 곽원지 학우의 모습
▲3학년 단체사진 (왼쪽 곽원지 학우)
Q. 다음 해외 봉사를 가는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어떻게 가게 되었든, 가는 것 자체가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재밌고 좋은 추억이었어요. 다음에 해외 봉사를 가는 친구들은 언어에 대해 많이 준비했으면 좋겠어요. 저희도 언어에 대한 교육을 받기는 했지만, 언어가 다른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기에는 엄청나게 부족한 실력이며 그때야 언어에 관한 공부를 더 열심히 하기 시작해요. 봉사를 시작하기 전에 언어를 좀 더 열심히 준비해간다면 더 질 좋은 봉사가 될 것이고 아이들과의 소통에서 느껴가는 것도 많을 것으로 생각해요
B. 욕심을 내는 것하고 마음을 비우는 것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팀원들 간의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봉사의 의미에 대한 회의를 느낄 수도 있어요. 더 대단한 것을 가르치고 싶고 좋은 프로그램을 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을거에요. 또, 환경적으로 되지 않고 잘 안 됐을 때, 느낄 수 있는 나에 대한 부족함을 알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며 마음을 비우고 무엇인가를 더 가르치는 게 아니라 아이들과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하고 함께 놀 수 있는 그 시간이 더 좋은 경험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분명히 외적으로든 내적으로든 힘든 것이 있겠지만 다 하나의 과정이고 돌이켜보면 모두 나에게 돌아오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방학 동안 많은 준비를 통해 인도네시아 봉사를 다녀온 두 학우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큰 노력과 고난이 있었겠지만, 해외 봉사를 가게 된 것이 축복이라고 말하는 장현지 학우의 말에 다른 학우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언어의 장벽을 뚫고 아이들과 소통하려 노력하고 그저 함께 있는 것 자체로도 아이들이 좋아하고 기뻐할 수 있다면 봉사프로그램을 어떻게 준비했든지 그것이 잘 되었든 안되었든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1학년 학생들에게 콜로키아 공모전을 인도네시아 해외 봉사라는 큰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도전해봤으면 좋겠어요. 2017년 RC 인도네시아 해외봉사단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