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외국계 기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자유로운 분위기나 복리후생보다 외국어에 대한 부담감이 앞서기도 하는데요. 여기, 외국계 기업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동문을 연세웹진이 만나고 왔습니다. 그 기업은 바로, 독일에 본사를 둔 기술 기업 콘티넨탈 코리아(continental korea)입니다. 콘티넨탈 코리아는 ▲ 이천, ▲ 세종, ▲ 판교, ▲ 전주 등 국내 8개의 사업장을 두고 있는데요. 그 중 콘티넨탈 코리아 전주 사업장에서 인턴으로 근무 중인 박신영(13·경영) 동문을 연세웹진에서 소개하려 합니다.
▲ 다국적 기업 취업 커뮤니티(Curiosity Project Team) 활동 당시 박신영 동문
Q. 먼저 콘티넨탈 코리아(이하 콘티넨탈) 인턴십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 궁금해요.
우연히 한 외국계 기업 세미나를 들을 기회가 있었어요. 근데 세미나가 좋더라고요. 그래서 세미나 스텝으로 활동하게 되고, 다양한 외국계 회사를 알게 됐죠. 원래는 외국계 기업에 취업할 생각도 없었어요. 근데 관심이 생기니까 영어를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인턴이 됐네요.(웃음)
Q. 영어에 자신이 없음에도 외국계 기업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저는 다국적 기업 취업 커뮤니티(Curiosity Project Team)라는 세미나 동아리에서 활동했어요. 거기서 여러 외국계 기업 중 콘티넨탈 세미나를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정태희 부사장의 강연에 매료됐죠.
저는 사람들이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외국계 기업에도 많이 지원했으면 좋겠어요.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어요. 첫 번째, 외국계 기업은 모든 공고를 영어로 내기 때문에 사람들이 덜컥 겁을 먹어서 지원을 잘 하지 않아요. 영어를 진짜 잘해야 붙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죠. 그래서 국내 기업보다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요.
두 번째는 기업의 규모가 국내 중소기업과 똑같더라도 이미 외국에 본사를 두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처럼 급여나 복지가 잘 돼 있어요. 그리고 회사가 자유로운 분위기여서 직원들은 항상 정시에 퇴근하고, 연차도 원하는 만큼 쓸 수 있어요.
Q. 회사에 외국인이 많나요?
회의는 거의 외국어로 해요. 외국인들과 접촉이 많으니까요. 같은 사무실 과장님의 직속 상사가 외국인인데, 영어로 통화하고 해외로 출장도 많이 가요. 회사에 있다 보면 그만큼 새로운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죠.
Q. 외국계 기업에 지원 시 참고해야 할 점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공채를 내는 국내 기업과 달리, 외국계 기업은 수시로 채용 공고를 올려요. 또, 외국계 기업 공고는 특정 사이트에만 올라오기 때문에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해요. 그래서 경쟁률이 낮은 점도 있죠.
피플앤잡(외국계 기업 채용 전문사이트) - www.peoplenjob.com
박신영 동문은 콘티넨탈의 인사관리직 인턴에 지원했는데요. ▲ 직원 교육, ▲ 복리후생, ▲ 급여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배우고 있다고 합니다. 박신영 동문 역시 학부 시절 자신이 어떤 직무에 지원해야 할지 쉽게 결정하지 못했던 시기를 거쳤습니다.
▲ 콘티넨탈 코리아 인턴십
Q. 처음 직무에 대해서는 어떻게 결정하셨나요?
저는 경영학부니까 ▲ 재무, ▲ 마케팅, ▲ 영업, ▲ 인사, ▲ 전략 중 한 가지를 고르기로 했어요. 제가 처음에 ‘숫자랑 안 친하니까 재무는 아냐’, ‘전략은 취업 시장이 바늘구멍이니까 별로야’라며 마케팅 직무를 별 생각 없이 선택하게 됐어요. 그런데 막상 회사에 지원하고 면접을 보면서 내가 생각하는 마케팅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깨달았던 것 같아요. ‘아...나는 마케팅 쪽이 아니구나.’
이때까지 마케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도 없으면서 그 직무를 원한다고 생각했던 거죠. 그래서 결국은 인사팀으로 지원하게 됐어요. 물론 인사도 취업 시장이 바늘구멍이긴 하지만, 진짜 자기가 원하는 직무를 해야한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Q. 사실 인사팀이니까 입사 지원서를 많이 봤을 텐데,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나요?
'인턴을 하길 정말 잘했다.'
사수 옆에서 실무를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내가 원하는 직무에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이런 경험 없이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쓰는 건 실무자로선 수박 겉핥기라고 생각하겠죠.
사실 업무에 대한 필수 역량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특히 인사관리의 필수역량은 의사소통 능력인데, 그 단어에 대해 취업준비생과 실무자의 생각이 너무 달라요. 구직자는 의사소통에 대해 단순히 원만한 인간관계나 사교성을 떠올리죠. 그런데 실제로 인사팀에서 원하는 의사소통 능력이란 ‘근로자의 이야기를 회사에 전달해 근로자-회사의 원만한 관계를 만드는 조력자’에요. 똑같은 단어라도 인턴을 하기 전과 후의 느낌이 달라졌죠. 실무자의 입장에서 자기소개서를 보면 그냥 인터넷에서 베꼈는지, 정말 뼈저리게 겪은 후 썼는지 알 수 있어요.
Q. 요즘 회사는 뽑을 사람이 없고, 취업준비생은 뽑아주는 회사가 없다고 하잖아요. 왜 그런 괴리감이 생겼을까요?
세미나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어떤 인사 부장님이 이런 얘기를 하셨어요. 회사가 신입사원에게 원하는 건 ▲ 인성과 ▲ 직무에 대한 열정, 그리고 ▲ 직무 탐색이라고.
그런데 취업준비생은 스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들 입장에선 탈락한 이유를 알 수 없으니까 ‘스펙이 낮아서 떨어졌구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스펙 쌓는 데 열중하게 되죠. 하지만 회사는 고스펙자를 원하는 게 아니에요. 자신 회사에 들어와서 잘 적응하고 오래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으려 하죠. 오히려 회사에 비해 스펙이 너무 높은 사람을 꺼리기도 해요. 그 사람이 일 년 일하고 나가버리면 회사 입장에선 손해잖아요. 그리고 회사보다 스펙이 낮은 사람은 업무에 적응하기 힘들까 봐 뽑지 않고요.
Q. 인턴을 통해서 가장 크게 얻은 것이 있다면?
인사담당자가 어떤 거창한 사람을 뽑은 게 아니란 걸 느꼈어요. 그래서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게 중요해요. 여행도 가고...취업을 그렇게 빨리하지 않아도 좋다는 생각? 회사에 취업하면 10년도 넘게 일 할 텐데 일 년 늦게 취직한다고 해서 큰일 나는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나에게 자신 있으면 어딜 가든 꿀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회사라는 큰 집단에 나를 맞추기보단 나의 삶을 우선으로 두면서 살고 싶어요. 그러려면 내 역량에 자신 있어야겠죠.
Q. 마지막으로 인턴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회사보단 직무를 선택하세요. 그냥 좋은 회사에서 인턴 했다는 한 줄의 스펙이 아닌,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쌓기 위해 했으면 좋겠어요.
어떤 것에 간절한 누군가가 사소한 것부터 성취하면, 그 사람의 분위기나 눈빛부터 다른 게 면접에서 보여요. 사소한 것이 모여 탁월함이 되고, 탁월함이 있으면 그 어떤 차별화를 압도하니까요. 정태희 콘티넨탈 부사장이 한 말이에요.(웃음)
저는 외국계 기업에 대한 편견이 있었는데요, 바로 외국어입니다. 그러나 박신영 동문의 이야기를 통해 외국어에 대한 부담감을 덜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어떤 직무를 원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시간을 갖는 것이 미래의 회사생활, 그리고 미래의 인생과 나 자신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외국계 기업에 가고 싶지만, 어떤 곳인지 잘 모르겠다면 인턴으로 한 번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