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많은 연봉을 받는 대기업과 안정적인 공무원 복합형이라고 할 수 있는 ‘공기업’이 취업준비생들에게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특히 공기업 인턴을 하면 서류심사면제 및 가산점이 주어집니다. 그래서인지 공기업 인턴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 개도 하기 힘들다는 공기업 인턴을 두 개씩이나 하고 온 한동환(14·역사문화) 동문을 연세웹진에서 취재했습니다.
Q. 공기업의 꿈을 꾸기까지
군대를 다녀오고 진로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죠. 그때 한참 뜨기 시작한 게 공기업이었어요. 높은 연봉과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했어요. 공기업에 대한 정보를 찾다가 지역인재전형에 대해서 듣게 됐고, 고민 끝에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로 편입했습니다. 애초에 지역인재전형을 노리고 편입한 거죠.
Q. 자격증, 대외활동에 대해서 알려주시겠어요?
자격증으로는 ▲ 한국사 1급, ▲ 컴퓨터활용 1급, ▲ 워드 1급, ▲ DIAT, ▲ E-test, ▲ 토익 720이 있고, 대외활동으로는 ▲ 한국관광공사 go캠핑 서포터즈, ▲ 아리랑스쿨 활동을 했습니다.
Q. 한국관광공사 체험형 인턴은 어떻게 해서 하게 됐나요?
처음에 제가 가장 지원하고 싶었던 공기업은 한국관광공사였어요. 하지만 워낙 경쟁률이 높고, 채용인원이 일 년에 10명 미만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많아서 관광공사를 반쯤 포기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때 체험형 인턴이라는 것이 생겼고, 제법 많은 수의 사람을 뽑아서 지원하게 됐습니다.
Q. 본인의 어떤 강점이 면접 때 도움이 됐나요?
한국관광공사하면 토익점수가 최소 900점이 넘고 대부분 영어를 잘한다는 이미지가 강해요. 하지만 저는 토익 점수가 720점 밖에 되지 않아요. 합격자들의 평균 스펙에 훨씬 밑도는 점수죠.
하지만 저는 역사문화학과의 강점을 살렸어요. 관광이 단순히 볼거리와 먹거리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문화콘텐츠 생산해야 한다는 점을 어필했죠. 문화콘텐츠 관련 수업들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그 분야에 대한 면접관들의 질문에 막힘 없이 대답했어요.
또, 역사문화학과의 연례행사인 ‘답사’에서 실제 유적지들을 탐방했던 경험과 군대를 전역하고 떠났던 국토대장정에 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여기저기 국내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문화관광산업에 대한 관심을 진정성 있게 어필했던 것이 부족한 스펙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됐던 거 같아요.
Q. 한국에너지공단은 학교 프로그램인 IPP를 통해서 지원하셨다면서요?
처음에는 학교 인재개발원에서 하는 취업스터디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그때 김이슬 컨설턴트를 알게 됐고, IPP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어요. 그 이후 공공기관 합동 설명회에도 참여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채용 경쟁을 하는 것보다, IPP를 통해서 참여하면 좀 더 쉽게 인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우리 학교 학생들이 원주 있어서 대외활동하기 힘들다고 많이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학교가 원주에 있다고 못 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안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지역인재전형을 통해서 남들보다 가산점을 받고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할 수도 있고, 저처럼 IPP 사업단을 통해서 얼마든지 기회를 얻을 수 있어요.
▲ 한동환 동문이 정리한 기록물들
Q. 면접 볼 때 어떤 점을 어필했나요?
저는 역사문화학과생으로서 기록물관리의 장점을 내세웠어요. 요즘 공기업들은 기록물을 관리하는 게 중요시되고 있어요. 아무래도 국가기관이며, 후에 감사 문제도 있고, 투명성이 요구되는 시대이기에 ▲ 기록물 관리, ▲ 형식, ▲ 절차가 중요시되고 있어요.
특히 한국에너지공단이 내년에 울산으로 이전한다는 정보를 알고 있었고, 그래서 이동할 때 필요한 기록물들을 관리할 사람을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죠. 또, 한국에너지공단은 아직 체계적인 기록물관리 체계가 없어서 국가기록원과 삼성을 벤치마킹하고 있었고, 저는 그 부분도 미리 사전 조사를 해놔서 면접 볼 때 이야기했죠.
Q. 한국에너지공단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거 같아요. 특히 에너지 업무와 관련된 일은 다 한다고 생각하면 돼요. 한국전력이나 광물공사와도 연계되고, 다양한 공기업들과 접하게 되다 보니, 공기업 정규직을 준비하는 저에게는 현장에서 직접 듣는 중요한 정보가 된 거 같아요.
자기 계발의 시간이 많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야근이 없어서 정시 퇴근이 보장될 뿐만 아니라, 매달 네 번째 금요일은 가족과 함께하는 날이라고 해서, 16시에 퇴근을 시켜준답니다. 저는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인턴 생활을 하면서 컴퓨터활용 1급을 땄어요. 엑셀, 엑세스를 업무에서도 사용하다 보니, 이론에만 치중한 컴퓨터활용 1급이 아니라 실무에 적합한 능력을 갖추게 됐어요.
자유로운 회사 분위기도 장점입니다. 출근할 때 정장을 입지 않고, 캐주얼한 옷을 입어도 돼요. 본격적인 업무가 들어가기 전인 아침 9시부터 1시간 동안 휴식시간을 가지면서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요.
또, 저 같은 경우는 인턴이기 때문에, 다른 회사의 면접을 보는 일도 있는데요. 한국에너지공단에서는 다른 회사 면접을 보게 되면 공가를 허용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어요. 인턴으로 수료하더라도 그 뒤에 제 미래까지 걱정해주더라고요. 다른 회사 같으면 눈치를 줄 텐데, 그런 압박이 전혀 없어요.
Q. 한국관광공사와 한국에너지공단의 차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우선 공사와 공단의 차이점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요.
한국관광공사는 어떻게 관광산업을 ‘발전’ 시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마케팅능력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요구하죠. 그래서인지 한국관광공사가 한국에너지공단에 비해서 위계질서가 엄격하고 업무 강도가 높아요.
반면에 한국에너지공단은 어떻게 하면 현재에 주어진 에너지를 ‘활용’하고 ‘유지’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업무 강도가 낮죠. 아무래도 발전보다는 현상유지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인 것 같아요. 또 한국에너지공단은 매뉴얼화와 보고서 같은 형식적인 절차에 초점을 더 맞추는 것 같아요.
졸업과 학점보다 중요한 건 실무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어학연수나 교환학생같이 해외로 나가는 것이 대학 생활 로망처럼 여겨지는 시대이지만, 저는 현장에서 직무를 경험해보고 싶었어요. 어떻게 보면 그게 최근 NCS의 추세가 아닐까요?
지역인재전형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하고 싶어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말이 있듯이 흐름을 잘 타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역인재전형이 언제 사라질지 모르기 때문이에요. 물론 문재인 정부 동안에는 현재 18%인 지역인재전형 비율이 35%까지 오를 예정이라고 해요. 이때야말로 우리 학우들이 공기업에 도전하기 좋은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공기업은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가고 싶은 선망의 대상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블라인드 채용으로 학점이나 스펙을 보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실무에 대한 경험을 어필할 수만 있다면 좋은 기회인 거 같아요. 특히 한동환 동문의 말처럼 지역인재전형을 잘 활용한다면 더욱 손쉽게 취업 문이 열리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보인 거 같아요. 누군가 정보를 주기를 기다리기보다, 먼저 나서서 정보를 찾아 나서는 것이야말로, 취업이라는 좁은 문을 통과하는 열쇠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