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우 여러분은 어떻게 방학을 보내십니까? 밀린 공부를 하거나 학기 중 사용할 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죠. 그렇다면 여행을 하시는 학우 분들도 있나요? 여행을 통해 삶의 재미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비용과 국제적 테러로 인한 안전의 문제로 두려워하는 것이 여행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매 방학 유럽과 미국으로 여행을 가는 학우가 있습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한 걸까요? 이 학우는 여행을 통해 단순한 재미만 얻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에 대한 방향도 잡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연세웹진에서는 매 방학 한국을 떠나 여행을 하고 있는 민경찬 학우(16·역사문화)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블루밍이 정확히 무엇인가요?
"블루밍은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이 떠나는 인문 기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블루밍은 특정 대학교 학생들이 만나 세계, 특히 유럽의 역사·문화적 장소를 돌아다니는 여행입니다. 이는 단순히 재미나 유흥을 위한 여행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방학마다 한국을 떠나 해외여행을 다니는 학우들도 있으실 텐데요. 보통은 혼자 다니거나 친한 친구들과 다니시죠? 하지만 블루밍은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유럽에서 평소에 보기 힘든 역사적인 장소를 다니는 여행입니다. 민경찬 학우는 블루밍이 가지는 특별한 점에 대해 말해줬는데요. "일단, 역사적인 장소를 중심으로 돌아다니기 때문에 교양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두 번째는 직접 밥을 해 먹고, 텐트를 치고 잔다는 점이에요. 이런 생활은 결국 단체 생활로 이어지죠. 단체 생활은 요즘 잘 하지 않는 거잖아요. 특히, 유럽여행처럼 타지로 가는 기간에는 더더욱이요. 이런 점이 다른 여행과 다른 블루밍의 매력인 거 같아요."
블루밍은 얼마큼 참여하셨나요?
"블루밍은 2016년 겨울, 2017년 여름에 참여했고 이번 겨울에도 참여할 생각이에요." 블루밍은 일정을 1, 2차로 구분해서 계획하기 때문에 여러 번 가게 되면 여행지가 겹칠 수밖에 없습니다. 민경찬 학우는 이에 대해 "그 점 때문에 더 많이 참여하게 되는 것 같아요."라고 답했습니다. 가본 곳을 또 가는 것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할 수 있죠.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가본 곳에 가기 때문에 여유가 생기고 처음 봤을 때는 놓쳤던 부분을 더 세세히 볼 수 있어 좋다고 하네요. 또, 블루밍은 갈 때마다 다른 학생들과 가는 것이기 때문에 매 여행이 색다르다고 합니다. 2016년 겨울에는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16학번 학생들과 다녔고, 2017년 여름에는 17학번과도 만났다고 합니다. 매번 다른 사람들을 만나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그 사람의 경험도 경청하는 시간이 되기 때문에 더 좋은 것이겠죠. 이 점은 한국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이에 대해 민경찬 학우는 "낯선 공간에서 낯선 사람들과 만나, 서로의 경험을 듣고 새로운 활동을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한 것이에요."라고 답했습니다.
▲ 꿈을 찾는 여행, 블루밍
나에게 휴식을 주는 시간
"저는 베리타스 RA로 활동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여유가 없죠. 학기 중에는 사실 잘 시간도 부족한 게 현실이에요. 그런 제게 블루밍은 유일하게 아무런 걱정 없이, 고민 없이 오직 나만을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에요." 바쁜 대학생으로 살아가다 보면 나에 대해 생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스스로를 괴롭힐 때가 있습니다. 민경찬 학우는 그런 시간을 견뎌야 하는 것이 현실이기에 학기 중에는 별수 없이 그런 삶을 산다고 합니다. 하지만 방학만은 그런 일상, 현실에서 벗어나 나만을 생각하는 시간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특히, 이 시간은 바빠서 정리할 수 없던 생각을 정리하기도 하지만 다음 학기를 계획하는 것으로도 이용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것은 방학을 의미 없이 보내는 시간이 아닌 다음 학기의 원동력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이 점이 매번 힘들지만 유럽을 나가는 이유라고도 하네요.
교양을 쌓고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시간
"블루밍의 기본 목적은 인문 기행이에요. 역사적 장소를 방문하는 것이죠. 거기서 생각지도 못한 교양과 지식을 얻게 돼요." 유럽의 장소는 책으로만 보던 곳이죠. 그 규모와 웅장함은 사실상 경험하지 않는다면 알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방학 중 이런 곳을 방문해 직접 느끼고, 그 당시 그곳에 살던 사람이 돼 상상하는 과정은 문자와 인터넷으로는 절대 채워지지 않는 부분일 것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한국을 떠나서 낯선 공간에 있다는 것이 즐거울 뿐 아니라 내가 더 풍부해진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는 거죠. 그런 경험이 축적되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단체생활을 몸에 익히는 시간
"단체생활은 정말 익히기 힘든 것인데, 익힐 만한 시간이 없죠."학우 여러분은 단체생활을 잘 하고 계시는가요? 나와 다른 환경에서, 다른 생각을 하며 자라온 타인과 함께 생활하기 위해 때로는 많은 것을 양보하고 포기해야 합니다. 단체생활에 대해 민경찬 학우는 "유럽여행이라고 하면, 혼자서 혹은 나와 정말 맞는 친구들과 하는 걸 상상하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처음 만난 사람들이에요. 그 사람들과 밥을 해 먹고, 텐트를 치며, 여행을 다니죠. 분명 맞지 않는 것이 있고 힘든 부분이 있어요. 하지만 서로 맞춰가는 거예요. 서로에게 예의를 지키며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는 말하면서 여행을 다니는 거죠."라고 답했습니다. 이런 생활을 하다 보면 한국에 돌아와서 자신의 모습이 많이 달라졌음을 느낀다고 하네요.
▲ 낯선 대학생들의 만남, 블루밍
운전, 나에게 또 다른 도전
"여행을 다니며, 운전을 맡아서 했어요. 제게 또 다른 의미의 도전이었죠." 운전면허를 가지고 계신 학우 분들은 아실 텐데, 한국에서 대학생이 운전할 일은 그렇게 많지 않죠. 왜냐하면, 보험비가 너무 비싸서 그 비용을 내면서까지 운전하는 학우는 많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런 현실 때문인지 민경찬 학우는 여행지에서의 운전 경험이 부담스러우면서도 재밌었던 경험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말 많이 부담스러웠어요. 내가 잘못 운전하면 사고가 날 수도 있고 다른 길로도 갈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도 도전하고 싶었어요. 운전하는 동안은 팀원들이 나를 믿고 지지해주는 것이고, 저는 그 믿음에 부응하도록 운전을 수행하는 거잖아요. 그 부담을 이겨내고 싶었달까요? 어찌 됐든, 하고 나니 운전에 대해 두려움도 없어지고 운전하는 것이 즐거워진 것 같아요."
비용 절약, 많은 정보로 떠나는 여행
개인이나 소집단으로 가는 여행은 상당히 많은 돈이 들어가죠. 그게 많은 대학생이 유럽여행을 자주 가지 못하는 이유이고요. 또한, 정보가 많이 부족하죠. 그런데 블루밍으로 가면 이야기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고 합니다. 민경찬 학우는 이에 대해 "블루밍은 꽤 체계적으로 일정을 계획하는 편이에요. 또한,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의 많은 학생이 참여하다 보니 비용도 많이 저렴한 편이에요. 혹시 가격이 부담스럽고 내가 직접 정보를 찾기 힘들어서 유럽 여행을 주저하고 있는 학생이 있다면 블루밍을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일상에 지쳐있는 대학생, 새로운 세계를 접하고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는 시간
대학생이라면, 학점을 관리하고 영어 성적을 만들며 자격증을 따느라 몸이 10개라도 모자란 생활을 하고 있죠. 그렇게 다양한 일로 달리다 보면 지치기 마련입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회의감도 들 것이고요. 이럴 때 블루밍의 여행이 조금 색다른 방안을 준다고 합니다. 민경찬 학우는 "제가 그런 경우였어요. 너무 힘든 학기 생활을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오니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건가' 라는 회의감이 들었어요. 그러다 떠난 것이 블루밍이었죠. 그곳에서 경험했던 한 가지 일로 저는 전환점을 맞이했어요. 로컬 푸드에 들려서 농사하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어요. 우리와는 전혀 다른 공간에서,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이 해주는 말은 정말 신선했고 즐거움을 줬어요. 그러다 보니 조금 활력을 찾았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면 좋을까 하는 생각을 그곳에 사는 많은 사람이나 같이 간 대학생들의 말을 통해 얻었죠. 제 삶의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라고 전했습니다.
의미 있는 것을 찾겠다는 주제에서 시작하는 여행
모든 여행은 나름의 의미를 찾는 것에서 시작하죠. 개인으로 떠나는 여행도 마찬가지일 것이에요. 그러나 그 목적이 실현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죠. 개인이나 소집단으로 떠나는 여행은 경험하는 것에 한계가 있습니다. 허용된 공간만을 들어갈 수 있고, 밖에서 표면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 속에서 의미를 찾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이 문제를 블루밍은 해결해줄 수 있다고 합니다. "인문 기행이기 때문에 단순히 유적지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과 정치, 사회 전반을 볼 수 있는 여행을 합니다. 예를 들면 대학생을 만나 ▲ 문화, ▲ 사회, ▲ 정치, ▲ 경제 교류 간담회를 통해 학교가 어떤 식으로 운영되고 있고 부정적인 일은 없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어요. 정말 신기했던 것은 유럽에 학생회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여행을 통해 표면적으로 보면 알 수 없었던 사실을 한 가지 알게 된 셈이죠. 이렇게 단순히 그들이 사는 곳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내면으로 들어가고 싶은 여행을 하고 싶다면 블루밍을 적극적으로 추천해요."
▲ 의미 있는 여행, 블루밍 속의 민경찬 학우
유럽여행은 단순히 즐거움을 위한 방법 중 하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느끼는 것보다는 유흥이 더 커 나의 즐거움을 돈으로 사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죠. 하지만 민경찬 학우의 경험을 들으면서 유럽여행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고민하는 시간으로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와닿았습니다. 내가 사는 현실에서 하는 고민과 낯선 공간, 낯선 사람과 하는 고민은 깊이가 다를 것입니다. 또, 블루밍이라는 여행 기제를 통해 우리가 직접 경험하기 힘든 것을 해본다는 것은 예상외로 흥미로운 일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연세인 여러분도 관심 있으시다면 한 번 경험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이상 기사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