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일부터 11월 둘째 주까지 제4차 한일중 3국협력 논문 경진대회가 개최됐습니다. 대학(원)생의 순수창작 논문으로 한일중 3국 협력에 대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나누는 대회인데요. 우리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의 ▲ 강민재(EIC·13), ▲ 김혜민(EIC·16), ▲ 고정민(EIC·12), ▲ 이예솔(EIC·13)이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거의 반년에 가까운 긴 기간 동안 들인 노력으로 값진 결과를 빚어냈는데요. 그들의 도전부터 수상이라는 열매를 맺기까지의 과정을 연세웹진이 담아왔습니다.
▲ 한일중 3국협력 논문 경진대회 당일 EIC팀
한국, 일본, 중국의 3국 협력에 관한 이해를 넓히고 서로의 아이디어를 나누기 위한 논문 공모전입니다. 외교부가 주최하며 세종연구소 주관으로 진행되는 이 대회는 매년 하반기에 개최되고 있는데요. 학부생 및 석박사 과정 대학원생들의 참가만 받으며 논문은 오로지 본인의 순수 창작물이어야 합니다. 또한, 심사의 마지막 주차에는 현장 발표 토론을 하게 되는데요. 그렇기에 비슷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3국 협력이라는 공통된 주제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서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도전하게 된 계기
각자 외교부 홈페이지와 학교 내의 포스터를 통해 대회를 알게 됐고 도전하려고 생각했었습니다. 혼자 준비 계획을 세우고 계시던 선배도 있었고, 동부 협력에 관심이 많고 논문 분야에 첫 도전을 하는 후배도 있었어요. 그런데 서로의 마음이 맞는 것을 알게 되어 함께 도전하게 됐습니다.
준비과정과 방법
6월 초에 공지를 접했고 7월부터는 본격적으로 팀원들을 구하고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방학 기간인 7, 8월에는 주마다, 개학 후에는 2주마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전체적인 과정을 세 가지로 나누자면 ▲ 아이디어 정하기, ▲ 아이디어의 구체화, 그리고 ▲ 논문 작성과 발표입니다. 첫째로 매주 회의 때 각자 가져온 주제를 소개하고 피드백을 통해 주제를 정했죠. 그중 몇 가지를 뽑아 지도교수님께 확인을 받으며 가장 괜찮은 주제를 선별했습니다. 논문에 도전하다 보니 아이디어 선정에 거의 한 달 정도의 시간을 쏟았습니다. 과거 수상작들을 참고했는데요. 기존의 협력이 증진되는 분야보다는 새로운 분야들을 많이 탐구했더라고요. 여러 의견 수렴 끝에 저희는 ▲ 태풍, ▲ 지진 등의 자연재해와 ▲ 감염병, ▲ 원전 안전 등의 재난을 주제로 선정했습니다.
다음으로 아이디어의 구체화가 진행되었는데요. 저희가 정한 재난이라는 주제는 매우 광범위해서 범위를 좁혀야 했어요. 그래서 많은 재난 중 어떤 것들에 대해 협력할 것인지를 생각했습니다. 그 후에는 해당 재난에 대한 ▲ 3국의 협력 현황, ▲ 다른 지역의 협력 방법 선례, 그리고 ▲ 이런 3국의 협력 체계가 향후 동아시아 3국 재난 협력에 미칠 영향을 조사했죠. 이런 과정들을 통해 논문의 방향을 잡고 구체화하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진행의 원활함을 위해서 역할을 분담했는데요. 아무래도 가장 내용이 많은 '태풍, 지진, 해일'에 2명, '원전과 감염병'은 각 1명씩 맡았습니다. 발표 자료의 제작도 일관성 있는 개요와 디자인을 위해 1명이 만들었고 그만큼 나머지 팀원들은 다른 역할을 맡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논문을 작성했고 10월 중순 논문 제출 후 12월에 본선 진출을 하게 되었습니다. 본선에서는 12팀이 20분씩 진행을 하였는데요. 10분 내외의 발표 후 심사위원분들의 질의응답이 이어졌습니다. 제일 걱정했던 것은 질의응답 부분이었는데, 생각보다는 답변하기 어렵지 않았던 것 같아요. 세부적인 질문들보다는 전체적인 논문의 구조나 제안한 아이디어의 현실성 등을 많이 물어보셨습니다. 방법에 대해서 한마디만 덧붙이자면, 자주 만나서 회의를 했던 것이 일을 가장 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한 것 같아요.
대회를 통해 느낀 점
열심히만 한다면 그만큼 얻을 수 있는 것이 공모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입상 대학들만 봐도 흔히 말하는 입시 결과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결국은 각자가 노력한 만큼 정직하게 결과가 나타나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저희는 학과생들이기 때문에 지도교수님이나 대학원생 등의 외부 조언을 듣는 것도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고정민 학우)
끝나고 가장 크게 느낀 점은 '해볼 만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공모전이 잘 알려지지 않은 까닭도 있겠지만, 알고 있더라도 지레 겁을 먹고 도전하지 않는 경우가 주변에 많았습니다. 이렇게 도전하고 수상을 해내고 현수막이 걸림으로써 많은 학우에게 해볼 만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강민재 학우)
한일중 3국의 협력이 실질적으로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직 2학년 재학 중이고 깊게 생각하지 않아 잘 몰랐는데, 대회를 준비하며 여러 조사와 토론을 하며 이런 분야에 더 관심을 가지고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그리고 팀워크의 중요함을 알게 됐어요. 팀원들과 공동 목표를 가지고 가는 그 과정에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조율해가는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토론을 통해서 자기주장의 부족한 점을 알게 되고 보완할 수 있었던 것도 정말 좋았습니다. (김혜민 학우)
어려웠던 점과 극복의 방법
하나를 정하자면 각자가 생각하는 논문 레이아웃이 달랐던 점입니다. 회의 때는 서로 의견을 나눴고 이해했다고 생각했지만, 후에 각자의 논문을 들고 왔을 때는 서로의 청사진이 달랐기 때문에 요소가 안 맞는 부분이 있었어요. 바로 이 논문 레이아웃을 통합하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팀원들이 모두 똑똑하고 좋은 아이디어들을 가져왔기 때문이죠. 내용은 다 좋았지만 큰 맥락이 맞지 않았기에 이를 하나로 엮어내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자기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기분이 상할 수 있는데, 서로가 팀을 위해 자신의 의견을 굽혀주었기 때문에 탈 없이 극복했습니다. 이렇게 큰 맥락이 정해진 후에는 각자 분담도 잘 되었고 일이 척척 진행됐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 아이디어를 내는 것, ▲ 논문을 쓰는 것, ▲ 발표까지 전부 저희가 진행하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누가 그 팀에 있느냐가 관건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제가 팀원들을 모집할 때도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인데요. 저 같은 경우에는 여기 선배처럼 전체적인 청사진을 잘 그리는 사람, 후배처럼 세부적인 디테일을 조사하는 것을 잘하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구했습니다. 이런 각자의 장점들이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골고루 섞인 조합으로 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몇 번이고 말하고 진부할 수 있는 말이지만, 일단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모전, 대회 이렇게 쓰여 있으니 뭔가 크게 보이지만, 사실 자격요건도 허들이 높지 않고 이번 대회처럼 대학생이기만 하면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고 수상하지 못할 수 있지만, 도전 자체가 경험으로 쌓이기 때문이죠.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일단 시작부터 하고 길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겁이 난다면 작은 대회들부터 나가보는 것도 좋습니다.
여러 가지 조언해줄 것이 많지만, 앞서 말한 사람을 모집하고 구성하는 것 이외에 일을 진행하면서 중요한 것은 '글을 아끼지 않는 것'이에요. 자신에게도 미심쩍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글로 타인의 공감을 얻을 수는 없으니까요. '자신'이라는 것이 나 자신만 뜻하는 것이 아닌 '나의 팀'을 의미합니다. 자신뿐만 아니라 팀원들까지 이해시킬 수 없는 글은 고집부리지 않고 깔끔하게 포기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는 앞서 말했던 어려웠던 점의 극복 방법의 하나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하나 더 조언하자면 선배와 후배가 섞인 조합을 추천합니다. 일단 선배들은 공모전과 논문 경험이 없더라도 그동안 배운 지식이 있기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물론 선배들끼리 팀을 꾸려서 도전하는 것도 좋겠지만, 저는 후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선배와 의견을 맞췄던 후배도 후에는 선배가 될 것이고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후배들을 이끌어주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공모전이나 대외활동, 대회 등에 도전해볼지 말지 고민해본 경험. 저뿐만 아니라 많은 학우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내가 도전하기엔 힘든 것 같다는 핑계로 도전하지 못했는데요. 대회의 수상자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며 알게 모르게 자신감을 얻어가는 것 같습니다. 조별과제 등의 작은 팀 활동은 해봤지만, 논문 공모전처럼 각자의 역할이 확실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자리가 중요한 활동은 해본 적이 없었는데요. 일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어야 원활하게 돌아가고, 무엇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지 등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조언해주셨듯 학우 여러분도 아직 겁이 난다면 작은 공모전이나 대회부터 차근차근 도전해보는 것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