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던 목요일 오후. 교내 한 카페에서 임현채 학우를 만났습니다. 처음 봤지만 한눈에 봐도 센스 있어 보였던 옷차림. 사실 옷차림보다도 눈에 띄었던 건 의외로 평범한 피어싱이었습니다. 피어싱을 통해 창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다소 과한 피어싱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건 제 편견이었습니다. 스타일에 맞는 피어싱이라 더 어울려 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패션 감각만큼이나 유쾌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인터뷰에 응해주었던 임현채 학우. 일주일을 한 달처럼, 서울, 송도, 원주를 오가며 수업도 듣고 회사도 경영하는 임현채 학우의 이야기와 함께 교내 창업 지원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임현채 학우는 연세춘추 기자였습니다. 앉아서 공부하기보다는 활동적인 일을 더 좋아했기 때문에 1학년부터 연세춘추 기자로 활동했다고 합니다. 사실 연세춘추 기자활동도 창업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교내 전반적인 소식을 잘 아는 기자답게 교내 창업 지원에 대해서도 귀가 밝았던 그는 창업을 결심하게 됩니다. 평소 피어싱에 관심이 많았는데 피어싱 분야에서는 아직 브랜드화가 덜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피어싱 전문 브랜드를 만들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창업과 기자의 공통점이 보입니다. 몸으로 부딪히는 것, 그리고 그 분야에 대해 많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
그는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니, 창업과 관련된 많은 조건들 속에 있었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고 합니다. 경영학과를 전공했고 양말브랜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 강아지 옷으로 창업을 했던 가까운 친구들……. 무엇보다도 그에게 창업은 정말 하고 싶은 일이었고 시작한 이상 끝을 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학생 때 할 수 있는 마지막 도전이었기 때문이죠.
앞서 언급했듯 창업동아리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기자활동을 했기 때문에 교내 정보는 많이 알고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준다는 사실을 알고 며칠을 투자해 사업계획서를 썼습니다. 창업보육센터에 직접 가서 사업계획서를 보여드렸고 괜찮은 아이템이라고 인정받은 뒤 마침 비어있던 창업 준비실에 바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있던 지원 사업이 거의 끝났는데 센터에서 남아있던 프로그램에 추천해주셨고 운 좋게 고용노동 창조적 역량 인재과정에 출전하게 됩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600만원을 지원받았으며 연이어 강원도지역 창업캠프에 참여해 1위를 차지합니다.
상금을 타고나니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내 창업 아이템을 전문가들이 인정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교내 비즈플랜경진대회를 준비하며 이때부터 뜻이 맞는 친구들을 구해 지금까지 같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창업이 혼자서는 힘듭니다. 동업이 힘들다고는 하지만 오랫동안 잘 아는 친구들이었고 다들 의욕적이라 지금까지 잘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우선 부모님이 창업에 대해 반대하셨습니다. 나중에 빚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 부모님이 반대하셨던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그냥 공부만 열심히 해서 대기업이나 공무원이 되길 바라셨습니다. 그래서 어느 일요일 아침, 부모님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열었습니다. 부모님께 사업계획서를 드리고 질의응답 시간까지 가지며 부모님을 설득했습니다. 프리젠테이션이 끝나고 부모님께서는 빚지지만 말라며 창업을 허락해주셨습니다. 막상 일을 시작하고 상도 받고 결과도 보이니 부모님도 응원해 주시고 계십니다.
사실 학생이었기 때문에 무시 받는 것도 있었습니다. 학생이라는 이유로, 또 경쟁업체가 될 수도 있다는 이유로 상대도 안 해줬습니다. 낯선 업계 전문용어도 힘들었습니다. 남대문을 1주일 내내 돌며 잘 맞는 가게를 찾기도 했습니다.
학생이기 때문에 어려웠던 점은 또 있습니다. 학교수업에 전공공부, 과제에 창업 준비까지 정말 쉴 시간이 없었습니다. 결국 잠을 줄일 수밖에 없었고 체중까지 빠지며 독하게 준비했습니다. 창업은 정말 본인의 역량을 다 해야 합니다. 경영학과라 회계, 마케팅에 대한 이론은 알지만 실질적인 부분은 생소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교수님께 여쭤보며 부족함을 채워나갔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하다 보니 성과가 보이고 홈페이지가 구축되어 가는 게 너무 뿌듯합니다.
10월부터 신인 디자이너들의 편집숍으로 잘 알려진 에이랜드에 입점할 예정입니다. 또한 YG엔터테인먼트 협찬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수익이 나면 사회공헌도 하고 싶은데 청각장애인에게 보청기를 선물하거나 수술비를 지원하고 싶습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학우들이 섣불리 도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금전적인 부담 때문일 것입니다. 창업에는 물론 돈이 듭니다. 이때 학교지원금이나 정부지원금을 많이 활용해야 합니다. 큰돈을 지원해주는 정부 지원 사업들도 많으니 적극적으로 찾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가 학생이라는 자체만으로도 특혜가 많습니다. 다만 정부지원금, 학교지원금만으로는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약간의 자기부담은 감수해야합니다.
창업을 말리진 않지만 정말 힘들다는 것을 각오하셔야 합니다. 아직 저도 이제 시작하는 스타터의 입장으로써 제대로 뛰어보지도 않고 조언을 해줄 수는 없지만 누구나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 정말 대기업 들어가는 것보다 더 힘들다는 생각을 가지고 창업에 전력을 다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성공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만약 실패하더라도 정말 어디 가서 느끼지 못할 소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임현채 학우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학교에서 창업에 대해 적극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내에 걸린 현수막만 봐도 우리학교 학우들도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예비CEO들을 위해 창업보육센터와 창업교육센터 두 곳으로 나누어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청연학사쪽에 위치한 창업보육센터에서는 창업동아리에 동아리실을 빌려 주며 지원금 또한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창업교육센터에서는 창업교과목을 운영하며 창업과 관련된 다양한 특강 등 창업에 대한 교육을 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아이템 개발비나 시제품을 만들 때 들어가는 비용을 지원해주고 학생들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해주기 위해 사전에 신청만하면 교내에 상주하고 있는 변리사와 창업에 대한 상담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사실상 특허 출원에 관한 전반적인 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는 셈이죠. 창업동아리에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외부 심사위원들이 참여하는 비즈플랜창업경진대회를 개최하여 객관적으로 사업성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약 20여팀에 창업지원금을 수여하고 있는데 최대 5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됩니다. 임현채 학우 역시 창업교육센터에 열심히 다니며 눈도장을 찍었고 많은 상담을 받았으며, 창업교육센터에서 소개한 대회에 참가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또한 비즈플랜창업경진대회에서도 우수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습니다. 창업교육센터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연세대학교 원주 링크 사업단(http://linc.yonsei.ac.kr)에서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창업, 더 이상 망설이지 마시고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