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에 대한 고민과 취업의 좁은 문턱 속에서 바쁘게 살고 있을 연세인 여러분! 남과 경쟁해서 이겨야 내가 살아남는 치열함 속에서 우리는 주변을 둘러 볼 틈 조차 없이 살고 계시지는 않으신지요. 얼마 전 수많은 어린 생명들을 잃었던 '세월호' 침몰 사건이 있었죠. 그 속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묵묵히 위로하며 돕던 자원 봉사자들을 보며 각박하게만 느껴졌던 우리네 삶 속에서 '나눔'과 '사랑'이 존재하는구나 하는 감동을 받았습니다. 여기 또다른 방법으로 우리 사회를 밝게 빛내는 사람들이 있어 소개할까 합니다. 아름다운 가게 원주 일산점 허재숙 팀장님을 만나 현장감 있는 이야기 나누고 왔습니다. 나눔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 '아름다운 가게'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아름다운 가게의 기본운영 방침은 그 지역에서 기증받고 그 지역으로 환원하는 그물코 세상을 꿈꿉니다. 개인과 개인이 모여 사회를 이루듯 사회 속에서 그 구성운들이 유기체적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나누는 삶의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로 시작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내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기증하고, 자원을 아끼며 윤리적 소비를 하고, 국내·외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하고 봉사에 임하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 아름다운 가게의 철학 <출처 : www.beautifulstore.org, 아름다운 가게 운동 철학>
아름다운 가게에서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끼리 우스갯 소리로 우린 미쳤다고들 합니다. 그만큼 초창기 원주에서 강원도 첫 지점의 시작,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아마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보라 하면 엄두가 안날 정도였으니까요. 9년전 처음 지점을 시작할 때에는 정말 맨땅에 헤딩하기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겠네요.
▲ "사무실이 창고 같죠?" 하시며 머쓱해하던 허재숙 팀장님.
아름다운 가게의 기본 원칙는 기증과 후원을 통한 나눔과 순환의 실천입니다. 기증받은 옷 6~70여벌을 판매하여야 수익이 10만원 남짓이기에 공간 기증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매장 기증을 알아 보았으나, 9년전 가게를 처음 열때는 쉽지 않았습니다. 선뜻 나서는 후원자를 찾지 못하였거든요. 다행이 모 건설회사에서 사용하던 모델하우스의 일부를 얻어서 시작하였지만 이는 뜻밖에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모델하우스(가설건물) 안에서의 상행위가 규정에 어긋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좋은 일을 하는 취지이지만 법을 어겨서는 안 되기 때문에 애써 들여놓은 기증품들을 다시 들어냈을 때는 '집 없는 설움이 이런거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회운동, 시민운동을 하면 자칫 정치적으로 보일꺼라는 시각과 인식 또한 독지가들의 후원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으로써 힘들었던 점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또한 후원자들도 많은 단체 중에서 형평성을 따지기 때문에 어느 한 곳에만 후원하기를 꺼려했기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제대로 된 용달차도 없어서 원주시에서 여는 벼룩시장 행사를 할 때 트럭이면 한 번에 옮길 양이지만 그마저도 없어서 다마스 작은 차로 4번씩 옮겨, 행사 끝나면 밤 9시가 되는건 예사였고, 기증 물품을 보관할 창고가 없어서 이곳 저곳 품앗이 하던 생활을 4~5년 하다 보니 왠만한 산전수전은 다 겪은 것 같습니다.
여러 힘든 과정이 있었지만 아름다운 가게의 수익은 일반 영리 기업의 것보다 더 가치있고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이곳을 지키신 선생님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결과 오늘의 원주 일산점이 자리잡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 (시계 방향으로) 아름다운가게 일산점 전경, 기증이 가능/불가능한 물품, 아름다운 가게의 내부 모습
사실 비영리 기관의 일이라는 것이 금전적 보상으로서는 해갈이 되지 않는 일입니다. 단단히 마음을 먹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나눔과 봉사적 마인드가 없으면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어렵고 현실적인 급여 또한 영리기관에 비하여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남자들의 경우 가장이다 보니까 현실적으로 가정을 꾸려 나가는데 다소 부족한 경제적 여건으로 인하여 힘들어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아름다운가게가 아름답지 않을 수 있다. 독한 가게이다 농담도 할 정도이니깐요. 힘들고 쉽게 추천할만한 활동은 아니지만 보람된 활동이라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9년간 아름다운가게에서 일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이기도 한데요. 우리 한국 사회에 좋은 분들이 많이 있구나 하는 점을 저희를 후원해주시는 많은 분들을 보며 항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을 몸소 느낍니다. 한명 한명의 기증자들이 후원해주신 물품들을 모아서 판매하고 그분들을 대신하여 우리 지역 사회의 어려운 분들을 위해 도울수 있을 때 아름다운 가게에서 일함 큰 보람을 느낍니다.
▲ 아름다운가게는 의류는 물론 생활 물품까지 다양한 품목을 기증받아 판매하고 있습니다.
반면 저희 가게를 찾아 주시는 고객 분들 중에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하기 위하여 오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구매하는 것 또한 저희 입장에서는 기부의 일종이니 감사하지요. 헌데 그 분들 중에는 일반적인 매장처럼 직원들을 대하듯 저희 자원봉사자 분들을 하대하시는 분들도 간혹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 벌어질 때면 우리 사회를 위하여 봉사하는 분들께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나눔과 봉사라는 따뜻한 감정도 느끼지만 우리나라의 복지형 환경운동이라는 우리 가게의 활동이 우리 나라에서 아직까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루어짐을 볼 때 안타깝습니다.
▲ (위) 아름다운 가게의 내부 모습, (아래) 기증 물품을 정리하시는 자원봉사자 선생님들
아름다운 가게는 비영리 단체이기 때문에 이익창출이 목표가 아닙니다. 물론 많은 수익을 내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사회적 환원 활동을 할수는 있겠죠. 하지만 이는 궁극적인 목표는 아닙니다. 우리가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은 혼자 사는 사회가 아니라 공동체 정신을 가지고 나눔의 봉사 속에서 희망을 만드는 문화를 형성해 나가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사회의 구성원이기에 사회 문제에 대하여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정신을 가지고 함께 만들어가는 사회를, 그 속에서 희망을 만드는 것을 기원합니다. 아름다운 가게의 수익은 수많은 기증자와 후원자들로 부터 얻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 가치는 일반적인 영리 기업보다 훨씬 가치있고, 그만큼 어깨가 무겁습니다. 보통 선진국이라 생각하는 일본의 경우 비영리 단체나 사회적 기업이 우리나라 보다 잘 되어있고 활성화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를 부러워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단체들이 아직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도 못했는데 말입니다. 왜 그럴까요? 사회 운동을 하는 연령층이 일본에 비해 젊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땀흘리는 이들이 있기에 앞으로의 우리 사회가 더욱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