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심각한 취업난과 경기불황 탓인지, 안정적인 직장을 꿈꾸는 구직자들이 임용시험으로 발을 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2013년도에는 경기도 7급 일반행정직 부분에서 526.7:1의 경쟁률을 나타내 이를 실감하게 했는데요.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는 만큼, 공무원의 꿈을 이루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살인적인 경쟁률의 임용시험에 대한 대안! '안정행정부 지역인재 7급 견습직원 선발시험(이하, 7급 견습)'이 있습니다. 올해 우리학교에서는 박희범(05·환경공학) 학우가 합격소식을 전했습니다. 합격자로부터 7급 견습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성공비결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Q. 7급 견습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먼저, 7급 견습 제도를 아직 모르는 학우를 위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감사합니다. 안전행정부 주관의 지역인재 추천채용제는 지역인재의 공직진출 확대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시행된 제도로, 2005년에 첫번째 채용을 시작하였습니다. 선발대상은 4년제 대학 졸업자 및 선발년도에 졸업을 예정하고 있는 자로서, 출신대학 총장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1차 시험 응시 자격을 얻게 됩니다.
추천 조건은 ▲GPA가 학과 상위 10% 이내인 자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급 이상 보유자 ▲TOEIC 성적이 700점 이상인 자 ▲출신대학 교수 주관의 면접통과자 입니다.
1차 시험은 5급 공채시험과 동일한 PSAT(Public Service Aptitude Test, 공직 적격성 테스트)이며, 가장 비중이 높은 전형과정입니다. 1차 시험 통과자는 2차 시험에서 면접을 보게 되며, 면접은 PT면접(프리젠테이션 면접)과 인성면접을 모두 시행하고 있습니다. 최종합격자는 견습직원이 되어 중앙행정기관에서 1년간 견습근무를 수행한 뒤,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일반직 7급 공무원으로 특별 채용되는 절차를 밟습니다.
선발인원은 점차 확대하고 있는 추세이며 올해가 9번째 기수입니다. 올해는 전국 126개 대학에서 489명이 총장추천을 받아 시험을 응시했으며, 그 중 행정 45명(강원지역 4명), 기술 45명(강원지역 4명) 등 총 90명의 최종합격자가 나왔습니다.
전형 일정은 해마다 다릅니다. 대략적인 일정은 1차 시험이 3~4월, 1차 시험 합격자 발표가 6월 초순, 2차 시험이 7월 초순, 2차 시험 발표가 7월 중순 경에 있습니다.
Q. 제도에 대한 자세한 소개 감사합니다. 수많은 직업 가운데, 특별히 공무원의 꿈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유년시절에는 부모님의 바람대로 외과의사의 꿈을 꾸기도 했습니다. 드라마의 영향 때문인지 의사에 대한 막연한 동경도 있었고요. 하지만 IMF가 닥쳤을 때, 새로운 꿈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당시 아버지께서 근무하시던 은행이 부도를 맞이하면서, 아버지는 복지관으로 이직을 하셨는데요. 경제적으로 힘들던 그 때, 아버지께서는 복지관을 운영하시며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힘든 시간들을 견디고 돌아보니, 사익보다 공익을 위한 삶이 더 보람차다." 는 얘기였죠. 아버지의 조언은 제가 공직의 꿈을 가지는 직접적인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공무원이 되겠다는 결심은 그때부터 단 한번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군대에서 전역한 직후인 2010년부터,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행정고시 기술직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Q. 공직의 꿈을 가지게 된 데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으시군요. 고시생활은 어떠셨나요?
A. 저는 공부를 하기 위해 신촌캠퍼스에 있는 공과대학 고시 준비반 <기연재>에 들어갔습니다. 2년 반동안 친구도 만나지 않고 성실하게 고시반 생활을 했습니다. 슬럼프를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일요일은 무조건 봉사활동과 종교활동을 하며 기분전환을 했습니다. 2년 반동안 총 3번의 행정고시를 치뤘는데, 매번 커트라인에 조금 못 미치는 점수로 아쉽게 낙방했습니다. 시험에 떨어진 이후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인재개발원에서 발송한 7급 견습 시험에 대한 공문을 보게 되었고, 신이 주신 기회라 생각하여 지원했습니다.
▲ 박희범 학우가 행정고시를 공부할 당시의 책상
Q. 행정고시는 아쉽게도 낙방하셨지만, 다행히 7급 견습 지원의 기회를 만나셨군요. 행정고시를 준비하면서 공부했던 PSAT 실력이 7급 견습 준비에 도움이 됐으리라 추측되는데요. 본격적인 7급 견습 시험 준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A. 7급 견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1차 PSAT 시험은 2년 반동안 공부했던 터라 큰 어려움없이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PSAT 시험은 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의 세 가지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컨디션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시험입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문제는 과감하게 넘어가는 시험요령도 필요하고요. 철저한 준비가 없으면 절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는 시험입니다. 제 경우에는 언어논리 이주섭 강사, 자료해석 석치수 강사, 상황판단 박준범 강사의 강의와 기출문제 풀이를 공부했습니다.
다행히 수월하게 1차 시험을 통과했지만, 2차 면접 준비는 생각보다 벅찼습니다. 총 두 달 가량 공부했고, 첫 한달은 서울 신림동에 위치한 <합격의 법학원>을 다녔습니다. 학원에서는 4명으로 구성된 스터디팀을 꾸려서 PT면접, 인성면접, 시사공부를 했습니다. 마지막 한 달은 이진우 강사로부터 면접강의를 듣고, 스터디원은 9명으로 늘려 같은 내용으로 공부했습니다. 많은 스터디원을 통해서 다양한 견해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7급 견습 시험이 결코 쉬운 시험이 아닌데다가, 28살의 제 나이는 적지 않다는 생각 때문에 절박한 심정으로 공부했습니다. 고시 공부를 할 때처럼 높은 집중도로 스터디에 임했던 기억이 납니다. 결과적으로는, 행정고시 준비를 성실하게 하면서 PSAT에 대한 충분한 공부가 되어있었고, 공무원이 되겠다는 제 신념이 좋은 기회를 만나 합격의 영광을 누렸다고 생각합니다.
Q. 말씀을 듣고보니 장기간 높은 집중도로 학습에 임하신 점이 합격의 비결로 보이는데요. 7급 견습으로 선발되면, 일반 시험을 통해 선발된 공무원과 차별이 존재한다는 소문도 들리던데 그렇지는 않은가요?
A. 제가 실제로 7급 견습을 하고 계시는 선배님께 여쭤본 결과, 공직에 입성만 하면 그 때부터 출신에 대한 차별은 전혀 없다는 점을 전해들었습니다. 오히려 업무성과에 따라 능력을 인정받는다고 합니다. 7급 견습 제도는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 제도입니다.
Q. 잘 들었습니다. 공직자로서 앞으로의 목표가 있으신가요?
A. 업무에 진심으로 임하는 것입니다. 승진을 통해 장관이나 차관이 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기쁘겠지만, 그보다도 진심을 다해서 행복한 국가를 만드는 데에 일조할 것입니다. 퇴임할 때가 되면 후배 공무원들이 닮고 싶어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며, 향후 기회가 된다면 우리 학교 강단에 서서 강연을 하고 싶습니다.
Q. 그 꿈 실현하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마지막으로 7급 견습 준비를 생각하고 있거나, 유사한 시험을 공부하고 있는 학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A. 7급 견습 준비를 한다면, 공직에 관심이 있는 전제에서 지원하셨으면 합니다. 공직 진출의 좋은 기회임이 분명하거든요. 그리고 공직을 꿈꾸는 학우 여러분! 자신만의 사명감을 갖고 공부하셨으면 합니다. 자기암시는 합격을 만듭니다. "나는 공직자가 된다."는 다짐을 항상 반복하시고 공부에만 전념하세요. 어느 누구보다 자신을 믿고, 꿈을 향해서 우직하게 나아가시기를 바랍니다.
▲ 안전행정부에서 발급한 7급 견습직원 최종합격증서 표지
인터뷰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던 박희범 학우. 그에게서 열정과 긍정, 그리고 여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박희범 학우의 합격비결은, 언제나 희망을 잃지 않는 자세와 우직함이 아닐까요? 7급 견습 제도는 행정고시를 낙방한 자에게 찾아온 기회가 아니라, 성실하게 사는 자에게 신이 주는 선물일 것입니다. 기회는 준비된 자의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