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본격 가동에 들어간 개성공단이 올해 10년째를 맞았습니다. 그간 개성공단은 남북 화해 협력의 상징이자 시험장으로서 의의가 있었는데요. 지난 2013년 4월 개성공단이 잠정적으로 가동 중단되어 존폐의 갈림길에 놓였다가, 2013년 9월에 발전적 정상화를 위한 납북간 협상이 진행됐습니다. 정상화 협상 이후, 개성공단은 다시 활기를 띄고 있는데요. 공단의 업무를 지원하는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홍양호 이사장과 만나 개성공단의 현황과 그가 걸어온 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홍양호 이사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이하 지원재단)은 남측의「개성공업지구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해 만들어진 법적 공직 남측 기구입니다. 또한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이하 관리위원회)는 북측의「개성공업지구법」에 의해 만들어진 북측 기구라고 합니다. 홍양호 이사장은 지원재단 이사장과 관리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함으로써 남측 기구와 북측 기구의 책임자를 동시에 수행하는 특이한 직책을 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남북관계가 안보적인 측면에서는 긴장되어 있지만, 한편으로 남측 사람이 북측기구의 장을 맡고 있어 남북관계를 균형적으로 유지하는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홍양호 이사장은 행정고시를 합격해 통일부에서 27년간 공무원으로 근무를 하였는데요, 퇴직 후 대학에서 강의와 경영활동을 하다 2011년 10월 지원재단 이사장으로 임명됐습니다. 그는 개성공단을 통해 남북화합, 나아가 한반도의 번영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비전과 우리 민족의 미래에 대한 책임감과 역사적 소명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비전과 사명감으로 우리 정부의 통일, 대북 정책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북한과의 원만한 협의를 통해 그 곳에서 일하는 우리 기업이 성공적으로 정착 및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중요한 경영 방침으로 삼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개성공단의 점진적 발전을 위해 직원들과 '함께하는 다짐'으로 ▲ 정직과 책임, ▲ 친절과 봉사, ▲ 소통과 협력, ▲ 희망과 미래라는 4대 표상을 두며 노력한다고 전했습니다.
▲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로고
지원재단 홍양호 이사장은 "개성공단은 기업 입장에서 매력적 입지를 갖추고 있습니다. 서울과의 이동 시간이 짧아 물류비가 절감되고 관세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되지요. 또 경쟁력 있는 인건비와 각종 세제 혜택, 보증 지원 제도를 갖추고 있습니다."라고 개성공단을 설명했습니다. 2004년 착공을 시작으로 현재 125개 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5만 2천여 명의 북측 근로자와 800여명의 남측 근로자가 함께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개성공단은 남측의 자본과 기술, 북측의 노동력과 토지가 결합된 납북 경제협력이 시작되는 곳으로, 올해 4월 기준으로 누적 생산액은 23억 달러, 누적 수출액은 2억 5000만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지원재단은 서울에 사무실이 있으면서 개성공단의 개발, 관리, 기업경영을 위한 각종 지원 대책 수립 및 시행을 하고, 대내 홍보와 투자 유치를 하여 개성공업지구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는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관리위원회는 북측 기구이기 때문에 개성공단 현지에 사무실을 두고 출입증명서 발급부터 기업이 현장에서 필요한 공단기반 시설관리, 행정지원, 우리 국민의 신변보호 등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하는 역할을 합니다.
지원재단은 공적기관이기 때문에 1차적으로 정부부처와 협력을 한다고 하는데요, 가장 밀접한 연관이 있는 통일부를 비롯하여 개성공단에서 일어나는 모든 업무에 관해 ▲ 산업통상자원부, ▲ 중소기업청, ▲ 기획재정부, ▲ 환경부, ▲ 보건복지부, ▲ 관세청 등 많은 우리 정부기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개성공단에 필요한 기반시설들을 남측에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 한국전력공사, ▲ 한국수자원공사, ▲ 한국가스안전공사, ▲ KT, ▲ 한국환경공단 등과 같은 기반시설과 관련된 기관과 개성공단을 처음 개척한 현대아산 및 그 곳에 들어와 있는 125개 기업들과도 협력하고 있습니다. 지원재단은 정부, 공공기관, 사기업, 유관협회와 개성공단 사이에서 소통의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사무실 내부
입사하기 전 갖추어야 할 지식 및 능력
지식적 측면에서 본다면 북한에서 일하기 때문에 북한학, 남북관계의 이해, 공단 경영에 대한 이해가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합니다. 분야는 일반 행정직과 기술직으로 나뉘는데 일반 행정직은 북한에 대한 지식이, 기술직은 토목, 건축, 기계, 법무 등 부서별 맞춤 전공 지식이 요구됩니다. 전공분야의 전문성을 겸해서 남북 지적수준을 갖추기를 바랍니다.
서류전형과 면접전형
홍양호 이사장은 입사 지원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왜 이 기관/회사를 입사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지원동기, 열정, 순수성에 대한 서술이라 강조했습니다. '이 조직에 들어가서 본인이 어떻게 하겠다' 또는 '이러한 부분에 기여할 수 있겠다' 등 성실성, 정직성, 의지, 믿음과 전문성이 나타도록 하여,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에게 '우리 조직에 들어오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서류전형 통과 방법이라고 합니다. 면접전형 역시 초지일관의 마음으로 남북관계 미래에 대한 비전을 구현할 수 있는 의지와 열정, 도전과 개척정신 그리고 전문성에 대한 표출이 보인다면 선발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합격 후 절차와 복리후생제도
분야별로 토목, 건축, 기계 같은 기술직은 주로 개성공단에서 현장 근무를 하고 일반 행정직은 지원재단이나 개성공단에서 순환보직으로 근무한다고 합니다. 지원재단 내부 기본 방침에 따라 서울에서 2년, 개성공단에서 3년(주말이나 평일에 업무가 있을 시 서울로 나옴) 근무하게 되지만 본인 의사(양육, 학업 등) 또는 가족사항 등을 반영하는 유동적 근무형태를 갖습니다. 일반 공공기관의 연봉과 4대 보험 등 복리후생 여건은 비슷하지만, 북한에서 근무하면 '북측 근무수당'을 지급하고 북한에 장기간 근무함을로써 발생할 수 있는 신체 건강상의 문제들을 수시로 점검할 수 있도록 종합건강검진을 1년에 한 번씩 받는 것은 지원재단만의 특별한 복리후생제도라고 합니다.
▲ 홍양호 이사장과 인터뷰 사진
인터뷰 마지막 질문으로 홍양호 이사장께 '20대로 돌아간다면 가장 하고 싶은 것과 현재 20대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싶으신가요?'라고 여쭈었습니다. 그는 대학을 다닐 때 고시 공부를 하느라 폭넓은 공부를 못 해본 것이 안타까워 다시 20대로 돌아간다면 인문학, 역사학 공부와 동아리 활동을 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취업을 앞두거나 인생에 대해 불투명한 20대들에게 그는 '세상을 단기적으로 보지 말고 멀리 보고 지속적으로 생각하라!'라고 조언했습니다. 대한민국이 옛날처럼 조그마한 나라가 아니라 이제는 세계 속의 대학민국이기에 국제적인 지식, 외국어 등을 꾸준히 공부하여 글로벌 인재로 거듭나기를 강조했습니다.
기사의 제목처럼 '통일의 디딤돌'이며 세계로 나아가는 개성공단. 앞으로도 그 역할이 더욱 기대가 됩니다. 가깝고도 먼 개성공단에서 오늘도 고생하고 있으신 분들을 잊지 말고, 많은 성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