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학생 경연대회를 우리 학교에서 개최하고 싶었다.", 한채빈(12·국제관계) 학우는 자신의 포부를 이렇게 밝혔습니다. 한 사회적 기업 관련 행사에 참여, 우연히 관계자로부터 권유를 받은 것이 바로 'Hult Prize at Yonsei'의 시작이었는데요. 그는 국내의 전례가 없는 이 행사를 위해 자금적인 문제부터 재단과의 소통 문제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원주캠퍼스는 물론, 신촌·국제캠퍼스의 학우들로부터 대회 지원이 이어지면서 '도시 빈민가의 아동들을 위한 질적 교육 제공'이라는 목표는 점차 명확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사회적 기업이란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며 동시에 영업 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이나 조직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Hult Prize가 국제 사회의 긴급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주목하는 것이 바로 사회적 기업의 역할일텐데요. 아동, 여성, 사회적 약자들이 처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수많은 청년 기업가들의 아이디어를 촉구하는 것이 Hult Prize의 공통된 이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대회의 한국 예선이 바로 올해 ▲ 연세대학교, ▲ 서울대학교, ▲ 단국대학교 등 세 대학에서 처음으로 열리게 되었습니다. 가을의 정취가 더욱 짙어지던 11월의 어느 날, 발걸음을 옮겨 치열했던 그들의 'Hult Prize at Yonsei' 개최 과정을 따라가봤습니다.
▲ 2013 Hult Prize의 최종 우승팀 'Aspire'
Hult Prize란 현재 지구 상에 잔존해있는 국제문제의 해결을 위해 전세계 대학생들이 모여 경쟁하는 사회적 기업 경진대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다수의 대학 캠퍼스에서 조직된 지역 행사로부터 시작, ▲ 보스턴, ▲ 샌프란시스코, ▲ 런던, ▲ 두바이, ▲ 상하이 등 다섯 개의 도시에서 아이디어 싸움을 이어나가게 됩니다. 이처럼 열띤 경쟁은 매년 9월 뉴욕에서 열리는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 연례 회의에서 최종 우승자가 결정되며 마무리를 짓게 되는데요. 우승팀은 자신들의 창업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한 초기 투입자본, 미화 100만 달러를 제공받아 문제의 해결에 기여할 사업을 창출하게 됩니다.
▲ Hult Prize at Yonsei 준비위원회
올 여름 신촌캠퍼스에서는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 청년 기업가 육성을 도모하는 'Impactathon' 대회가 열렸습니다. 당시 행사에 참가한 한채빈 학우는 Hult Prize의 존재를 알게 되고 국내 최초로 시행되는 이 대회에 캠퍼스 디렉터로 참여, 학과의 도움을 받아 별도의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게 됩니다. ▲ 위원장 한채빈(12·국제관계), ▲ 기획부장 석영진(09·국제관계), ▲ 홍보부장 안대식(10·국제관계), ▲ 기획차장 남경훈(12·국제관계), ▲ 홍보차장 김병은(13·국제관계) 등 5명의 학우들로 이루어진 Hult Prize at Yonsei 준비위원회는 스스로 대회를 기획하고 조직하며 누구보다도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대회는 학교는 물론 한국에서 처음 경연하게 되는 대회인만큼, 관련된 지사나 업무를 보는 사무실이 국내에 존재하지 않았는데요. 때문에 행사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이메일이나 전화의 한정된 방법으로 의사소통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던 점은 5명이 겪었던 가장 힘든 과정으로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그들의 노고 덕분인지 지난 3일 마감된 인터넷 접수에서는 Hult 재단의 기준 요건을 상회하는 지원율을 보였는데요. 캠퍼스를 막론하고 학부생 및 대학원생을 포함한 색깔있는 팀들의 지원이 줄을 이었습니다. 이처럼 뜨거웠던 대학생들의 아이디어 경쟁은 11월 22일 개최되는 Hult Prize at Yonsei 본선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시키에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지난 22일, 미래관 439호에서는 중국 상하이 지역예선의 참가 자격을 두고 ▲ ASTERIA, ▲ The Kitchen, ▲ MAMO, ▲ Ground Zero, ▲ Mind the Gap, ▲ I_EDU, ▲ Equilibrium, ▲ Amor Matris, ▲ BIZ-ODA, ▲ Brighten의 총 10개 팀이 비즈니스 모델 개발 경쟁의 닻을 올렸습니다. 때아닌 겨울비로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 경영학부 이선로 교수, ▲ 원주의료협동조합 박준영 이사장, ▲ 국제관계학과 양현수 교수 등 3명의 심사위원이 자리한 가운데, 현장은 '6세 이하 아동들을 위한 교육 제공 방안'에 대한 논의로 열기가 더해졌습니다.
▲ 2014 Hult Prize at Yonsei의 우승팀으로 상하이 지역예선에 진출하게 된 'Brighten'
각 팀마다 8분의 발표와 4분의 질의응답 시간이 주어진 이 날 대회에서는 폐휴대폰을 활용한 'TIL(This Is Light) Box'를 구현한 Brighten팀이 창의적인 시도를 인정받으며 최종 우승의 영광을 거머쥐었습니다. 이들은 내년 3월에 개최되는 상하이 대회에 출전하게 되는데요. 전세계 5개의 도시에서 승리한 우승팀은 9월 뉴욕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파이널에 참가하게 됨은 물론, 완벽한 투자대기 상태로 만들어지기 위해 'Hult Prize Accelerator'의 트레이닝 기회를 받게 됩니다.
▲ 첫 번째 순서로 발표를 맡게 된 'ASTERIA'
이 날 가장 첫 순서의 발표자로 지목된 팀 ASTERIA는 영어연극 동아리의 학우 5명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특히 러버덕 프로젝트에 착안한 캐릭터 'Astella'를 이용한 재정 마련은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었는데요. 대회가 끝난 오후, ASTERIA의 팀장 최송이(13·영문) 학우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Q. 대회에 참가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A. 고등학교 시절부터 모의 UN 대회 같은 국제적인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가지고 있었어요. 사실 생각만 가지고 있었지 도무지 용기가 나지 않았죠. 그 때 우연치 않게 학교에서 Hult Prize at Yonsei가 개최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다행히 제가 속한 영어연극부에서 뜻을 같이 하는 팀원들을 만나 대회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Q. 끝으로 대회를 마친 소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세계적인 대회를 우리나라에서 처음 진행하는 만큼 예선을 통과해 이 자리에 함께 한 것만으로도 무척 영광스러웠습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저를 믿고 끝까지 따라와준 팀원들에게 고맙고, 개인적으로도 맡은 일을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같은 목표를 향해 경쟁하는 학우들과 만나고 교류할 수 있어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장기간에 걸친 이번 취재는 평소 아동발달 및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저에게 수많은 고민을 남겨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사회문제를 분담하고 이윤을 환원하는 '지속가능경영'이 주목받는 요즘 시대에, 정부나 민간부문의 노력으로는 부족한 사안들을 사회적 기업을 통해 해소하려는 Hult Prize의 시도는 새로우면서도 의미있는 출발점으로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중심에 우리 대학생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은 이 기사를 읽는 모든 학우들에게 뜻깊은 시사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준비를 할 시간이 짧아 아쉬웠다.", 한채빈 학우는 대회 후 아쉬웠던 점에 대해 소감을 밝히며,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었던 과거에 비해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을 가장 보람찬 일로 손꼽았습니다. 우승팀 Brighten에 대해서는 순위에 연연하기 보다는 앞으로 있을 대회에서 많은 경험을 쌓고 돌아왔으면 한다는 말을 전해주기도 했는데요. 매년 개최되는 Hult Prize인 만큼 내년에는 차기 대회를 유치하고 진행할 캠퍼스 디렉터를 선발하게 됩니다. 세계적인 학생 경연대회의 주최자, 여러분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