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인의 경험을 나누는 YED는 인재개발원 산하 연세웹진에서 기획하는 강연입니다. 지난 학기 5회에 이어 이번 학기 6회로 다시 출발했습니다. 2015년 3월 18일 수요일. 마냥 따스할 것 같던 봄 날씨가 변덕스럽게 돌변했죠. 스산하게 매지리에 바람이 불더니 개강 후 첫 비를 쏟아내던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우중충한 날씨에도 청송관은 밝게 생기가 넘쳤는데요. ▲ 오태연, ▲ 권혜진, ▲ 이재준. 세 강연자들의 이야기에 웃고, 집중하던 이번 학기 첫 YED 전해드릴게요.
학우 분들은 어떤 것에 가슴이 뛰시나요? 아마 '나'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오늘 첫 번째 강연자 오태연 학우가 '나 자신을 아는' 방법 중 하나로 'Connecting the dots'를 들고 왔습니다. '점들을 잇는'으로 해석되는 이 말은 스티븐잡스가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연설한 내용으로 유명해졌습니다. 오태연 학우도 스티븐잡스처럼 지나간 경험들을 점으로 비유해 이어보면 점들이 뜻하는 것이 인생의 방향성일거란 메시지를 받았다고 합니다. '기회 포착→아이디어 도출→실행'의 순환과정이 바로 그 메시지인데요. 이 세 단계를 알게 해준 오태연 학우의 강력한 4개의 dots를 소개하겠습니다. 시간 순서대로 제시된 점들은 그에게 매번 교훈을 줬고, 다음 점들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 유쾌하게 강연을 이어나가는 오태연 학우
처음 에피소드는 15년 전인 초등학교 시절로 되돌아갑니다. 2002년 월드컵 때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팔지 않던 월드컵 스타 사진이 인기가 좋았다고 해요. 오태연 학우가 사진을 파는 문방구에서 1장에 200원씩 직접 공수해서 100원, 200원을 더 높게 값을 쳐서 학교 친구들에게 팔며 약간의 용돈벌이를 하게 됩니다. 그러다 채 일주일이 안 되서 장사를 접었다고 해요. 학교 앞 문방구 아저씨들이 200원에 사진들을 팔기 시작한 것이죠. 이렇듯 '누구나 접근 할 수 있는 일은 실패를 하겠구나.'란 생각을 한 기특한 꼬마는 중학교에 올라갑니다.
두 번째로 중학생이 돼서 벌인 일은 다소 충격적이었는데요. 남학생들 사이에서 일명 '야동'에 대한 수요가 높은 듯하니 관심 있는 친구들 사이에서 팔아야겠다는 오태연학우의 아이디어는 정말 실행에 옮겨집니다. 야한 동영상을 많이 가진 친구에게 공CD에 담아달라고 요청을 했고, 인맥왕 친구에게는 홍보를 부탁하며 한 장을 팔았습니다. 그런데 그만 그 한 장의 CD가 몇 학급의 TV에서 방영이 됐고, 은밀하게 CD를 판매하려던 그는 전교에 야동을 파는 아이로 소문이 났다고 합니다. 그 다음 일은 어느 정도 예상을 하셨겠죠? 학교가 뒤집어 진 것은 물론 오태연학우의 부모님까지 이 일을 알게 되면서 엄청나게 혼이 났고, 스스로도 많이 반성했다고 합니다. 이 일로 인해 불법다운로드와 불법유통 등 범법적인 일은 절대 하지 말기로요. 또한 '오태연' 이름을 자랑스럽게 알릴 수 있는 활동을 하자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합니다. 두 번째 경험의 '야동'이라는 단어는 강연을 듣는 학우들을 오태연학우에게로 더 몰입시키도록 했습니다.
그의 세 번째 점부턴 모범적입니다. 바로 고3 때 우연히 접한 공모전에 관심을 갖게 돼 기획서를 썼지만 지원을 하지 못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신청을 하려면 학교 측의 확인 서명이 있어야 했는데, 수험생의 신분으로 당시 수능을 100여일 앞 둔 시기가 담임선생님이 염려하던 점이었다고 합니다. 공모전은 대학에 가서 할 수 있으니 공부에 더 집중하는 것을 추천 받은 오태연학우. 정말 대학교에 와서 공모전을 하면서 꿈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대학 입학 후 1학년부터 바로 창업동아리 인벤트에 들어갔고, 이는 오태연학우에게 딱 맞는 동아리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의 세 가지 경우들처럼 '기회 포착→아이디어 도출→실행'의 순환과정을 거치는 오태연 학우의 습관이 비로소 밝게 빛을 발하는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동료들과 공모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휴학하며 회사 창업을 준비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습니다. 군 복학 후 지금까지 2년여를 활동하고 있는 인벤트에 대한 애정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중학교 때만 해도 부모님도, 오태연 학우 자신도 지금의 모습이 되어 있을 거란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고 해요. 돌아보니 많은 활동들이 있었고, 그 자신의 과거 기억들 중에서 가슴을 뛰게 했던 몇 가지 스토리를 기준으로 지금의 방향을 설정했다고 합니다. '문제 제기, 아이디어 고안, 실행'이라는 습관을 깨닫게 됐고, 지금의 오태연학우를 만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인생을 이끈 습관을 찾아보길 바란다며 강연을 마쳤습니다. 이렇게 누구나 점을 찍으면서 살아갑니다. 굉장히 작고 다양한 점들에서 시작해 나이를 먹고, 점들의 크기가 커지면서 하나의 방향성이 생깁니다. 여러분들도 강연을 듣고, 경험을 점으로 찍고, 방향을 설정해서 진로설계나 커리어를 키우는 일들을 많이 하시길 바랍니다.
권혜진 학우는 요새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킹스맨과 평화주의자인 간디를 예로 들면서 영감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는데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여느 아이들과 다름없이 현실성 없는 꿈들만 꾸다가 대학교에 들어와서부터 갑자기 들이닥친 현실로 인해 혼란을 겪었다고 합니다. 이 와중에 운 좋게도 상담사인 어머니를 따라 태국에 가서 영감을 얻게 됐다고 하는데요. 태국 사람들이 영어를 잘 하지 못해 의사소통도 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상담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던 권혜진 학우.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던 와중에 렌즈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의 활동 방식이 예술적이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예술이 언어가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면서 그 속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려는 노력이 보였다고 합니다. 주민들과 예술로서 소통을 할 수 있겠다 싶어서 Humanmovement라는 봉사단체를 자신이 직접 만들었다고 합니다.
휴먼무브먼트는 예술적인 전공들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봉사단체로서 권혜진 학우를 선두로 태국에 가서 2주 동안 세 지역을 돌면서 아이들과 교감을 했다고 하는데요. 특히나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아이들이 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창의적인 교육 방식으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권혜진 학우는 아이들에게 사진 찍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모든 사진에는 이야기가 있으니 너희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봐라."라고 말하며 예술이 언어로 표현될 수 있고,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쳐줬습니다.
그러나 봉사활동을 하는 내내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바로 행복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어느 날, 한 슬럼가에서 가족사진을 한 번도 찍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첫 가족사진을 찍어주는데 열악한 환경에도 밝은 표정을 짓는 가족을 보며 상대적으로 살기 편한 우리보다 더욱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합니다. 좋은 환경이 행복을 만드는 건 아니라는 거죠.
▲ 태국에 간 경험을 소개하고 있는 권혜진 학우
권혜진 학우는 이번 봉사활동으로 생각치 못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처음으로 어머니와 함께 갔던 태국에서 만난 친구인 킴이 휴먼무브먼트의 캠프에서 영감을 받고 80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캠프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킴이 권혜진 학우에게 "You inspired me."라고 했다고 하는데요. 권혜진 학우는 자신이 타인에게 영감을 준 것에 대해 매우 기뻤다고 합니다.
한 사람이 영감을 얻어 80명의 아이들에게 영감을 불러 일으켜줄 수 있고 그 80명이 또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다면 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영감을 받게 될 것입니다. 권혜진 학우는 이런 것들을 통해 모두가 어떤 삶을 살아야 될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될지, 어떤 사람들을 만나야 될지 등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자연, 사람, 영화, 책 등 어디에서나 영감은 우리에게 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눈과 귀, 마음을 항상 열어두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준비된 자세로, 열린 마음으로 모든 것을 대하는 우리가 되면 좋겠다는 말로 권혜진 학우는 강연을 마쳤습니다.
어느덧 꽃이 활짝 피는 봄이 우리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모두들 꽃구경 갈 준비 하고 계신가요? 꽃구경 같이 갈 사람이 없는 분들을 위해 이재준 학우가 '필살연애기술'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우리에게 노하우를 전수해준다고 합니다. 여기서 '필살'은 상대방을 반드시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데요. 이번 강연에서는 자신의 무수한 기술 중 미국의 심리학자 Daniel Kahneman이 고안해낸 앵커링(Anchoring)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앵커(Anchor)란 '닻을 내리다'라는 뜻으로 배를 정박하여 고정시키기 위해 쓰이는 쇠고랑을 말합니다. 즉, 앵커링은 상대방을 자신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기술, 특정한 상황에 놓였을 때 자신을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하는데요.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에 뇌리에 자신을 심어놓는 것이 방법이라고 합니다. 이 노하우를 이재준 학우는 오감을 통해 설명하였는데요. 한번 알아볼까요?
1. 시각
시각적인 앵커링은 무언가를 봤을 때 자신이 생각나도록 하는 것인데요. 그 예로 이재준 학우는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할 때마다 요구르트를 사서 빨대를 항상 거꾸로 꽂아서 마셨다고 합니다. 그러면 나중에 여자친구가 요구르트나 빨대를 봤을 때 자신이 생각났겠죠?
2. 청각
두 번째로 청각적인 앵커링 또한 특별한 경험으로 설명을 이어나갔는데요. 이재준 학우는 고등학교 때 여자친구와 밤에 데이트를 할 때 항상 노래를 들었다고 합니다. 대신에 상대방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곡을, 둘만의 공간에 있을 때, 반복적으로 들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3. 후각
후각적으로는 향수를 사용했다고 하는데요. 상대방이 좋아하는 향수를 사서 만날 때마다 뿌립니다. 처음에는 상대방도 인지하는 정도에 그치지만 나중엔 소지품에 특히 자주 빨지 않는 장갑, 스카프 등에 향수를 뿌려준다고 합니다. 그러면 그 향을 맡을 때마다 생각이 난다고 해요.
▲ 강연을 마무리 하고 있는 이재준 학우
연애는 삶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남녀 각각의 성에 역할을 부여해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래 사귀기 위해서는 이 편견을 깨고 남녀가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어떤 스타일의 사람이 좋은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서 '케바케(case by case)' 즉, 사람들은 모두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는데요. 보통 자신이 마음대로 상대방에 대해 오해하고, 좋아하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어떤 스타일의 사람을 좋아하는지 물어보고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이재준 학우의 말에 모두 공감하시나요? 노력하는 자만이 미인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죠. 우리 모두 노력해서 좋은 인연을 만들기 바랍니다.
앞으로 이번 학기 YED가 4회 남았습니다. YED를 기획하고 있는 연세웹진의 한 학우는 '소중한 경험을 멋진 의미로 만들어내는 강연회'를 꾸미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앞으로 다음 YED들도 오늘처럼 응원해주시며, 잘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듣고 싶은 주제나 추천하고 싶은 강연자가 있다면 저희 연세웹진을 찾아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