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책'이라 하면 종이책을 쉽게 떠올릴 겁니다. 아직까지 종이책이 시장을 점유하고는 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도서 시장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계속되는 불경기와 전자매체의 발전 등으로 종이책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재고의 부담으로 불가피하게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일반 소규모 서점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소비자들의 구매경향을 반영하고 종이책의 단점을 보완한 친환경적 서비스인 E-Book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E-Book은 전자책이라고도 하며, 영어로는 ▲ Online Book, ▲ File Book, ▲ Digital Book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E-Book은 화면을 구상하는 데 제약이 많지 않고 손상의 위험이 거의 없으며, 책 내용을 수정하거나 업데이트하기에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E-Book은 제작비와 유통비, 재고에 대한 부담 절감, 품절된 책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종이책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효율성을 자랑하는데요. 우리 학교에 E-Book 출판사를 직접 창업, 대표직을 맡고 있는 선배가 있다고 해서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서동우 선배는 한국전자도서출판의 창립자입니다. 그 외에도 편집자, 경영자, 회계, 재무, 인사관리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한국전자도서출판은 서동우 선배, 정규직 1명, 계약직 3명으로 지원이 총 5명인 작은 출판사입니다. 서동우 선배는 1학년 때 책 장사를 해본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여러 사업에 도전해 쓴 맛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서동우 선배는 고등학생 때부터 사업과 장사하는 일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옷가게와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벌었고, 중고서적을 판매하는 일도 했다고 합니다.
장사와 사업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선배는 예전에 '아트브릿지'라는 미술품과 관련된 회사를 만들었지만 생각한 것만큼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학교를 다니며 경영학 공부를 열심히 하고, 다른 책으로도 계속해서 지식을 습득했습니다. 이를 통해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고, 무엇보다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시야를 갖게 됐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총 5번의 실패를 맛보고 나서야 지금의 출판사까지 다다를 수 있었습니다. 선배는 출판사 창업에 만족하고 있으며, 다른 국내 무수한 출판사들과 경쟁하여 살아남기 위해 '혁신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합니다.
서동우 선배는 연봉을 목적으로 진로를 정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도 연봉이 적다고 그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합니다. 어느 분야든지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면 그런 걱정은 말끔히 없어질 것입니다. 돈에 맞춰 일을 구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체로 불운합니다. 그리고 그 일을 오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선배는 강조합니다. 만약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일이 너무 안 풀린다거나, 많이 궁핍해 견디기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꿈을 가지고 다른 일을 해보세요. 꿈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든지 잘 해내기 때문입니다.
꿈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가치가 있습니다. 서동우 선배도 돈보다는 꿈을 좇아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만약 선배가 기업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면 지금 버는 돈의 서너 배는 받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선배는 기업을 키우는 성취감, 경영자로서 느끼는 재미, 예전부터 좋아했던 책 사업, 여러 경험을 쌓는 즐거움, 다양한 세계를 볼 수 있다는 호기심 때문에 창업을 선택했고 하루 종일 바빠 숨쉬기 힘들 때가 아니면 결코 후회는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 한국전자도서출판 사무실의 모습
서동우 선배는 경영학도입니다. 그리고 현재 직접 회사를 경영하고 있습니다. 선배도 취업시장에서 문과 계통의 학생들에게 주어진 문이 좁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생각하는 인문학도와 경영학도의 차이와 그들이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들어봤습니다.
선배는 근본적으로 그들이 세상을 보는 관점부터가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인문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보통 세상을 긍정적이고 낙천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 반면, 경영학도는 세상을 돈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돈을 목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돈에 대한 기준이 확고한 사람을 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에서는 인문학도에 비해 경영학도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데요. 선배는 기업에서 일하고 싶은 인문학도들이 경영, 경제, 법학, 심리학을 조금이라도 공부해 놓는다면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경영학의 경우 경제, 심리, 통계원리는 반드시 조금이라도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창업자 혹은 예비창업자들에게
인터넷을 적극 활용해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해 도표(비즈니스 캔버스, 모델)를 잘 정립하고 청사진을 그리는 게 중요합니다. 수익모델을 잘 정리해야 사업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또 좋은 방법은 그 분야와 관련된 회사를 직접 찾아가보는 것입니다. 가면 새로운 것을 볼 수 있고, 책이나 사진으로만 보던 것과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눈먼 돈은 받지 말라 당부했습니다. 대신 자신만의 목적, 비전을 가지고 시작해야 합니다.
서동우 선배는 지금까지 5번의 실패를 겪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하는데요. 서비스업에서는 아이디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그 아이디어를 얼마 만큼 잘 문서화시키느냐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하네요. 그 문서가 곧 투자유치를 위한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첫 방향을 잘 잡고 그 업에 맞는 전략들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근무 중인 서동우(11·경영) 선배의 모습
그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꼭 해보라'고 신신당부했습니다. 일 뿐만 아니라 노는 활동, 취미로 삼은 것들, 심지어 일탈일지라도 범법행위가 아니라면 뭐든지 괜찮다면서 과거 고생했던 겸험에서 나오는 진심어린 조언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업으로 삼고 싶은 게 뭔지 잘 모르는 후배들이 많이 있는데, 대학생 때 계속해서 그것을 찾으려 노력하는 걸 소홀히 하지 말라'는 말도 남겼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나 둘씩 하다보면 나중에 그 담대함이 분명 큰 힘이 되며 사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말이죠.
선배는 책을 좋아했고 그래서 관련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평생 회사를 운영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지금은 이 일에 만족하며 보람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항상 생각하고 분석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독자들 중에 경영학도가 있다면 이 습관은 꼭 갖고 있어야 한다고 하네요. 예를 들면 시장이나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이 가게는 이런 상품을 파는구나', '하루에 손님이 대략 몇 명 오겠구나', '월 매출은 얼마겠구나', '서비스는 괜찮은데 다른 부분이 아쉽구나', '저쪽은 직원이 부족해 보였는데 이쪽은 필요 이상으로 많아 보이는구나' 등 계속해서 분석하며 안목을 넓힐 줄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들에게 '학교에 대한 애정'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습니다.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없거나 학교가 별로라며 마음에 안 들어하는 학우들을 많이 봤는데 그건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고, 실력이 부족하거나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핑계라고 하네요. 물론 본인 자신을 잘 알릴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하겠지만, 본인의 능력만 있다면 어디에 가서든 환영받을 수 있습니다. 학교 이름 때문에 좋은 인재를 그냥 보내는 기업은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열심히 캠퍼스 생활을 하고, 학교 시스템도 잘 활용하며 애정을 가지고 대학 생활을 보낸다면 결국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전했습니다.
서동우 선배는 성공한 사업가 같은 타이틀 보다는 그저 살면서 이것저것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사람과의 관계 빼고 불가능은 없다고 말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그는 '하고 싶으면 하면 된다', '계속 두드리면 문은 열릴 것이다'라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최종 꿈은 세계를 움직이는 글로벌 유통기업을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지만, 유통업이나 서비스업 분야는 아직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국제적인 유통기업을 만들어 한국경제를 성장시키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고 합니다.
대학생임에도 수많은 도전을 하고 실패를 하더라도 굴하지 않는 정신으로 마침대 성공하는 모습을 직접 몸으로 보여준 서동우 선배. 선배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선배만이 가진 그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꼭 해내야겠다는 그 일념이 지금의 선배를 만든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대학생일 때 해봐라.' 이 말은 조언이라기 보단 저희에게 하는 부탁에 더 가까웠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인마다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진정 하고 싶은 게 뭘까?'라는 진지한 고민을 하게 해준 말이었습니다. 학우 여러분들도 하고 싶은 게 뭔지 알고 있다면 잠깐의 망설임은 있을 수 있겠지만 꼭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포기하는 순간이 성공하기 5분 전'이라는 말이 있듯이 힘 닿는 데까지 도전하는 연세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