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P(united cerebral palsy) 어린이 병원 견학 후 단체사진
“가보지 않았다면, 평생 갖지 못했을 기회!”
지난 학기 4월에 국제교육원 홈페이지에 ‘2011학년도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대학생 글로벌 현장학습’ 이라는 제목으로 공지가 올라왔다. 지원한 학우들의 면접을 거친 후 5월에 지정공모분야와 자유공모분야를 합쳐서 총 20명의 합격자가 발표되었다. 그 중에서 자유공모는 보건과학대학(이하 보과대)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총 9명의 학우들이 합격했다. 그래서 보과대 해외인턴십 프로그램이라고도 불리우는 이 프로그램은 미국에서 보건 분야의 일해 볼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이 인턴십은 실습학점으로 인정이 되어, 8주 과정을 수료한 각 학생에게 6학점이 부여되었다.
지난 여름방학에 약 8주간(2011년 6월 28일~8월 19일) 해외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하여 미국 올랜도에 다녀온 이경하 학우를 만날 수 있었다. 이경하 학우는 물리치료학과 4학년2학기에 재학 중이며, 현재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실습을 하고 있다. 몇 달 전까지 이경하 학우의 목표는 졸업 후에 호주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하는 것이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해외진출을 준비해왔고, 이미 호주의 대학교에 편입하기 위해 몇 군데에 원서를 낸 상태였으며 합격소식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보과대 해외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미국진출을 향한 꿈을 가지게 되었다.
▲ 물리치료학과 08학번 이경하 학우
|이경하 학우| 총 8주 과정 중에, 첫 2주 동안은 미국에 적응하는 기간이었어요. 영어수업을 받기도 하고, 아카데미 원장님과 함께 대학과 병원 탐방을 하고 여행도 다니면서 문화에 적응할 수 있었어요. 그때 보았던 대학탐방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정말로 영화 속에서 보던 그런 자유로운 대학들을 실제로 볼 수 있었거든요. 또 그 기간에 Florida 한인회, 한인교회에서 health fair라고 우리나라로 치면 의료봉사를 해드렸는데 전공 관련하여 실질적인 봉사를 할 수 있어서 매우 의미 있고 기억에 남는 일이었어요.
2주가 지나고 나서는 실제 인턴활동을 하게 되요. 6주 동안 총 두 군데에서 활동을 했는데, Ability Rehabilitation 클리닉과 Good Samaritan Society nursing home에서 지냈어요. 미국에서는 재활치료사가 처방도 가능하다보니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하기보다 개인 클리닉이 훨씬 많다고 해요.
저는 작업치료학과 학생들과 함께 재활치료실에 있었고, 다른 과 학생들도 각자의 전공에 맞는 파트로 가서 근무를 했어요. 근무시간동안 치료사 선생님들 옆에서 설명도 듣고, 치료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여러 가지를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이경하 학우| 저는 첫 번째로 갔던 nursing home이 특히 기억에 많이 남아요. 번역을 하면 nursing home은 요양원이지만, 우리나라의 요양원과는 정말 다른 곳이에요. 하나의 건물이 아닌 하나의 마을 전체가 nursing home이었어요. 모든 건물이나 집, 농장들이 그 일부였어요. 저는 한 건물의 재활치료실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하루일과는 오전 9시에 시작해서 3~4시면 근무는 끝이나요.
미국의 병원은 한국에서와 느낌이 많이 달랐어요. 환자를 환자로서만 대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대하고, 치료사와 환자의 관계가 아닌 서로가 친구와 같은 동등한 관계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그곳에서는 환자가 병원내의 치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으로 돌아가서도 잘 적응하고 지낼 수 있도록 다양한 도움을 많이 주었어요. 한국의 병원에서는 다소 환자들도 많고 치료실이 매우 바쁘게 돌아간다면 미국에서의 재활치료실은 많이 여유로웠어요. 저를 담당해주시는 한 선생님을 몇 주간 어디든 함께 따라 다녔는데, 많이 친해지고 많이 배웠어요. 어디를 가든지 설명도 자세하고 쉽게 해주시고, 주말에는 식사도 대접해주시고 그랬어요. 정말 친절하신 분이었는데 물론 영어로 대화해서 모두 다 알아듣기는 어려웠지만, 치료법에 대한 설명도 많이 듣고 같이 밥도 먹으면서 친분도 많이 쌓을 수 있었어요. 그 후에는 마을에서 사람들과 교제도 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도 했는데 날이 어두워지면 돌아다니기엔 위험하니 호텔에서 매일 선생님들이 내주셨던 과제도 하고, 영어공부도 하면서 지냈어요. 주말에는 프로그램에서 준비한 지역 봉사활동에 다니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여행을 다니기도 했어요.
▲사진 Blood Center 견학
|이경하 학우| 국비 200만원과 교비 200만원을 지원받았지만, 그래도 개인부담이 컸어요. 거의 600만원 가까이 들었어요. 프로그램 비 개인부담금 200만원과 왕복항공료 약 170만원, 생활비며 여행경비, 그리고 각종 보험료, 비자발급비, 면접비 등 약 200만원 들었어요. 넉넉히 5~600만원은 필요한 것 같아요.
팁이 있다면 합격날짜가 나오자마자 미국 항공티켓을 구매하는 거에요. 제가 갈 때에는 합격결과도 좀 늦었고 급히 준비하느라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다음에 가는 학생들은 항공권을 빨리 구매한다면 2~30만원가량 절약할 수 있을 거에요. 또한 국내항공사보다는 해외항공사를 이용해야 해요. 가격이 거의 배로 차이가 나요.
|이경하 학우| 숙박은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어요. 저와 같은 여학생의 경우에는 부모님들이 안전 문제로도 걱정을 하시는 경우가 많던데, 안전하고 근무지와 가까운 호텔에서 지낼 수 있도록 프로그램에서 준비가 되어있었어요. 3인실 방을 썼는데, 같이 갔던 보과대 학생들과 룸메이트를 하면서 지냈어요. 사고가 나면 문제가 되니까, 프로그램에서 안전에 많이 신경을 써주었어요.
식비는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개인이 해결해야 해요. 저는 생각보다 식비로 지출이 많았어요. 올랜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물가가 비싼 편은 아니었지만, 미국에서 식당에 갈 때에는 항상 부가세와 팁을 생각해야 하니까요. 한 끼에 투자해야하는 비용이 컸어요. 대신에 식재료는 값이 싸기 때문에 마트에서 장을 봐서 호텔에서 많이 해먹기도 했어요. 병원에서 일할 때에는 서로 도시락을 갖고 와서 병원에 계신 선생님들과 함께 식사를 하기도 했고요.
▲사진 Good samaritan health care center
|이경하 학우| 힘든 것이 왜 없었겠어요. 일단 가기 전에는 각종 면접이며 비자발급 문제, 항공권구매 문제 등 준비해야할 사항들이 많아서 골치 아팠죠. 서툰 영어 때문에 고민도 많이 했고요. 그리고 개인부담비용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죠. 저는 정말 다녀오고 싶어서 갔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으니 관심이 있는 학우들은 신중히 생각해야 할 부분도 많은 것 같아요. 그냥 미국에 가고 싶은 것이라면 다른 방법도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그리고 미국에서 처음 한 달은 많이 힘들었어요. 가족들도 많이 보고 싶고,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으니 언어에 대한 스트레스도 컸어요. 그런데 그 기간을 넘기니까, 정말 그곳에서의 생활이 너무 좋아졌어요. 슬슬 적응을 했죠.
|이경하 학우| 다녀온 학생들마다 느낀 것은 다르겠지만, 저에게는 미국 문화를 접할 수 있었던 기회라는 점이 가장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저는 미국에 대하여 아는 것이 정말 없었거든요. 앞으로 미국 여행은 언제라도 할 수 있겠지만, 전공과 관련하여 해외에서 일을 해보기란 쉽지 않잖아요. 실제로 미국학생들의 경우에도 저희와 같이 다양한 장소에서 인턴십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씀하셨어요. 다양한 곳을 견학하고 실제로 인턴 활동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미국은 다문화 다인종 국가라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려 일을 하고 있어요. 다양한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몇 년 전에 가족들과 함께 10일정도 미국 여행을 한 적 있었는데, 그 때 보았던 미국과 인턴십을 통해 본 미국의 모습은 달랐어요. 인턴십을 통해서 잠시나마 그들의 생활방식, 문화를 구경하고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어요. 저는 이번에 미국에 다녀온 뒤로 제 인생에 대한 계획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호주로 갈 생각이었는데 그 방향을 미국으로 바꾸게 되었거든요.
이외에도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것, 그리고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보과대 학생이라면 해외에서는 실습시간이 많이 요구되기 때문에, 실습학점을 받는 것도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해요. 4학년인 경우에는 2학기가 4달 동안 실습을 하는 기간이므로 실습시간에 대해서는 메리트가 없지만, 나중에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특별한 경험으로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3학년 같은 경우에는 실습시간을 더 인정받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또한 저에게는 그곳 사람들과 쌓은 친분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미국에서 취직하거나 학교에 입학할 때에는 추천서가 많이 중요한데, 현지 치료사 선생님들로부터 추천서를 받을 수 있다면, 정말 큰 힘이 되겠죠! 물론 추천서뿐만 아니라 다른 것에서도 많은 도움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함께 지낸 몇 주 동안 정말 소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페이스북을 통하여서 계속 연락을 하고 지내는데 앞으로 지속적으로 연락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사진 Winter haven hospital 견학하면서 rehab unit 앞에서 설명듣는 중
|이경하 학우| 일단 자신감은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영어를 공부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평소에 영어로 말 할 기회가 없어서 스피킹에는 익숙하지 못하고 자신감도 없어서 외국인들을 만나면 긴장하곤 했었어요. 원래 낯도 좀 가리는 편이라 먼저 말을 거는 것을 어려워했었어요. 그런데 그곳에서 영어 수업을 하면서 항상 선생님들께서 자신감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들에게 있어서 우리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말을 할 때 실수하는 것에 대해서 그들은 신경 쓰지 않아요. 실수할까봐 걱정이 돼서 말을 잘 안하게 되면 영어실력은 늘 수가 없죠. 그런 점을 염두해 두고 조금씩 용기를 내서 말을 하다 보니까 영어로 말을 하는데 거리낌이 많이 없어졌어요. 비록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자신감이 많이 생겨서 먼저 말을 걸기도 하고 간단한 농담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무엇보다 자신감을 가지는 게 아주 중요한 것 같아요. 말은 하면 할수록 늘잖아요.
|이경하 학우| 일단, 미국에서의 재활치료사로서의 지위나 일하는 환경이 많이 달라요. 미국은 무엇보다 참 여유로운 것 같아요. 치료사 선생님들 마다 정해진 환자들이 있고, 한 환자와 기본적으로 한 시간은 함께하기 때문에 치료를 그저 빨리 끝내는 것이 아니라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써줄 수 있고 환자와 일상적인 얘기도 많이 하기 때문에 서로의 관계가 매우 가까워요. 또한 치료사들과의 팀웍이 매우 좋아서 인상적이었어요.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을 하면서 서로가 맡게 된 같은 환자의 상태에 대해서 함께 얘기하고 의논하면서 환자의 상태를 최대한으로 회복시켜주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였어요. 병원의 모든 분야가 서로 뭉쳐서 환자를 치료하죠. 저는 그런 부분들이 가장 매력적이었어요.
▲사진 Central Florida regional hospital 견학 후 단체사진
|이경하 학우| 현재는 미국에서 DPT(Doctor of PT)라는 학위를 취득한 후 물리치료사로 활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뒤늦게 제 길을 정하게 되어서 아직 준비되어 있는 것도 많이 없고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어서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제 길을, 제 꿈을 정한만큼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해서 빠른 시간 내에 미국으로 공부하러 가고 싶어요.
보과대 해외인턴십 프로그램은 올 하반기(겨울방학)에도 있을 예정이다. 아직 정확히 일정이 나온바는 없으나, 학기 중에 이에 관한 설명회가 국제교육원을 통하여 개최될 것이다. 지난 학기 선발과정에서 필요한 요건들로는 지원서, 성적 증명서, 영어 성적 증명서 그리고 영어면접이었다. 이경하 학우는 "해외 취업에 관심이 있다면 앞으로의 진로에 대하여 명확한 길잡이가 될 것이며, 관심이 있다면 지원자격요건을 잘 숙지하여 인턴십에 도전해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