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국제 뉴미디어 페스티벌 포스터
지난 8월 17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아트 시네마(Seoul Art Cinema)에서 서울 국제 뉴미디어 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서울 국제 뉴미디어 페스티벌은 대안영상 문화 발전소 아이공(iGong)의 주관하에 매년 열리는 행사입니다. 한국 비디오 아트에 관심을 두고 계신 많은 분께서 행사를 찾아오셨는데요. 본 행사의 프로그램 중 하나인 ‘오픈 전문가 미팅 – 한국 대안영상 예술시장과 창작자의 생존을 위하여’에 연세웹진이 다녀왔습니다.
대안영상, 즉 대안영화란 영화가 만들어지는 가운데 그 내용의 저급함과 이에 대한 각성에서 나타난 영화 장르입니다. 기존의 영화의 한계적 상황에의 인식과 자각을 전제로 하는 것을 소위 대안영화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상업적 유통 과정에서의 대안영화는 이미 오래전에 독립영화의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매체 변화의 관점에서 볼 때 저예산 실험영화가 대안영화로 간주될 수 있다면 이즈음 '디지털 카메라'에 의한 새로운 영화의 등장도 대안영화라는 적절한 표현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작가들을 소개하는 플랫폼으로는 '네오르기', 네이버의 '헬로 아티스트(Hello Artist)'가 있습니다. 이 플랫폼은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일을 합니다. 전시회나 격주 포스팅을 통해 작가들을 수면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 한국 비디오아트 아카이빙 플랫폼 더 스트림(The Stream)의 대표 정세라, ▲ 전 아르코 미술관 큐레이터 전유신, ▲ 영상작가 박승원, ▲ 큐레이터이자 아티스트 파라드 칼란타리(Farhad Kalantary) 총 네 명의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석했습니다.
대안영상 시장에 대해 잘 모르는 관객들을 위해 먼저 패널들이 질문을 받아 관객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Q. 최근 ‘네오르기’나 ‘헬로아티스트’ 등의 대형 플랫폼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상업을 위해 개인의 예술에 대한 자유를 좁혀야 할까요, 아니면 그냥 자신의 예술관을 지켜야 할까요?
A. 대형 플랫폼은 필요하기는 하지만 필수적인 것은 아닙니다. 플랫폼과 전문가들, 그리고 대중들의 의견은 다르기 때문이죠. 플랫폼에 소개하고 나서 과도한 비판으로 후회하는 작가들이 있습니다. 결국은 작가들 개인의 성향과 목표에 따라 달라지는 거죠. 작가들이 자신의 예술관에 대한 신념을 지녔으면 좋겠습니다. (정세라)
Q. 작가들의 프로모션이 중요할까요? 그리고 다양한 프로모션 방법이 있을까요?
A. 작가들마다 프로모션의 노출도는 다릅니다. 작가들에게 좀 더 조언해 줄 수 있는 전문가들의 양성이 필요합니다. 프로모션은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위한 자금을 벌기 위한 수단이죠. 미국 유학 시절의 교수님이 ‘이 교실의 96%는 10년 후에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할 것이고, 나머지 4%도 온전히 순수 미술로만 살아가지는 못할 것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노르웨이에는 유니온(Union)이라는 재단을 거쳐 아티스트, 큐레이터들에게 지원금을 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정세라)
Q. 우리나라의 경우에 작가들이 지원금을 개인적으로 가져가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에 사용 내용을 보고해야 하는데요. 그럼 유니온의 경우는 정부가 지급하는 돈은 온전히 재료비 등으로 지출되어야 하나요?
A. 지원금의 종류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예술 활동에 쓰이는 돈으로, 복잡한 증명을 거칩니다. 두 번째는 월급처럼 작가에게 매달 생활비처럼 지급되는 돈입니다.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지출이 적어지므로 작가들이 더 나은 작업을 할 수 있겠죠. (칼란타리)
Q. 작가가 예술 작업 외 다른 일을 그만두어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나요?
A. 50%를 기준으로 아르바이트는 가능하지만 많은 수입이 생긴다면 지원금 수령에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어요. 참고로 미국 같은 경우에는 스튜디오에서 일정한 시간을 쏟지 않으면 예술가로 인정해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아르바이트라도 고용 보험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지원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칼란타리)
▲ 토크쇼 현장(왼쪽부터 정세라, 전유신, 고동연, 박승원, 칼란타리)
“기획자의 입장에서 작가들의 작업 환경을 논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큐레이터가 보기에는 영상 매체는 들어오기 힘든, 판매가 보장되지 않은 상품이기 때문이에요. 당장 전시 참여비를 못 받는 작가들도 허다해요. 스크리닝 비용을 작가들에게 지급하고, 상영비에 대한 기분을 마련해야 합니다. 해외의 큐레이터들은 아직도 제2의 백남준을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작가들은 개별적인 프로모션을 하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그래서 더 스트림(The Stream)에서는 개인 아카이빙을 하기 위해 모인 국내 작가들의 노출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 정세라, 한국 비디오아트 아카이빙 플랫폼 더 스트림(The Stream) 대표
“큰 성과가 없는 배급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가장 큰 문제예요. 국내 작가들의 작품들을 배급하는 프로젝트들은 거의 각 미술관과 기관들 담당자의 재량이기 때문이죠. 이를 유지하게 시킬 수 있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육성에 더욱 힘쓰고 있습니다.” - 전유신, 전 아르코 미술관 큐레이터
“창작자의 생활에 대한 반문은 굉장히 많습니다. 영상 작업은 개인이 컬렉팅을 하거나 제작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보통 영상 작가들이 수입을 얻는 창고는 국,공립,시립 미술관, 공모전, 다른 프리랜서 일이나 교육 관련 일을 통해 수입을 얻죠. 스크리닝 비용은 일 년에 열 번 전시회를 해도 한 번 받을까 말까 합니다. 작가비 같은 경우는 30만 원 받는 것도 많이 받는 것입니다. 대부분은 10만 원 안팎이죠. 대부분의 미술관이 예산에 따른 큐레이터의 재량으로 작가비를 지급합니다.” - 박승원, 작가
“작가의 ‘생존’이라는 말에서 작가가 언젠가는 줄어간다는 전제가 느껴집니다. 작가의 작품을 이야기할 때 ‘팔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죠. 한국 영상 시장은 해외 영상 시장과 확실히 예산, 규모, 매입자 등등 많은 것이 다릅니다. 현재 유럽의 영화 시장이 한국의 모델인 것 같습니다. 독립 영화(Independent Cinema)는 정치색이 강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상업 영화의 경계가 무너지기 쉽죠. 결국의 대중과의 만남을 늘려 익숙해지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파라드 칼란타리(Farhad Kalantary), 큐레이터이자 아티스트
대안 영상 시장의 여러 분야에서 활동 중이신 전문가분들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 볼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모두에게 생소한 개념인 대안 영상에 대하여 많이 알게 되고, 한국에서 예술가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서울 국제 뉴미디어 페스티벌은 매년 전국의 비디오 아트 작가들이 모여 작업물을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비디오 아트나 대안 영상, 독립 영화 등에 관심이 있는 연세 학우들은 행사에 참여해 다양한 매체와 영상들을 접했으면 좋겠습니다.